서울, 5월17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 여파로 약세 출발후 장중 등락을 이어갈 전망이다.
완벽한 박스권 레인지 흐름이다. 아래로는 3.2%를 깨지 못하지만 3.3%에 근접할 때마다 환매나 포지션 확충 시도가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경제지표도 그렇고 통화당국자들의 발언도 그렇고 제자리걸음이다. 미국의 4월 소매판매는 전년동기대비 3.1%, 전월대비 0.4%를 기록하며 예상치(전년동기 4.2%, 전월비 0.8%)를 크게 하회했다. 3월 마이너스에서 이번에 플러스로 반등하긴 했지만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분(0.4%)이 가격에 전가됐다고 친다면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려워 보인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나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은 총재는 금리인상을 중단할 단계가 아니고 지표를 봐야 한다고 밝혔다. 발언자마다 비중을 두는 부분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결론은 하나다. 일단 할 만큼 했는데 물가가 예상보다 크게 올라가면 또 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연준의 경기지표 예측력에 심각한 문제가 없다고 믿는다면 6월 금리동결을 의심할 상황은 아니다. 연준이 일단 두어 달 지켜보고 물가의 추세하락이 이어지는지 확인한 후 통화긴축 중단 선포 여부를 최종 결정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문제는 시장 예상대로 9월 정도부터 연준이 금리인하를 정책 테이블에 올려놓을 것이냐인데 이건 앞으로 나올 지표에 달렸다. 현재로선 예단하기 어려운 셈이다.
그렇게 다 반영하고 나니 2년물 3.6~4.2%, 10년물 3.3~3.6% 레인지가 나온다. 그리고 지금 시장금리는 레인지 상단에 위치하고 있다.
국내 시장도 어렵게 생각할 게 없다. 물가 하락 트렌드를 감안하면 추가 금리인상은 어려워졌는데 경기가 급전직하 하는 건 아니니 당분간 인하 논의를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금융당국 압력으로 대출금리는 계속 떨어지니 굳이 한국은행이 나서지 않아도 유동성 숨통은 트여지는 모양새다.
하반기부터 중국 리오프닝 효과, 반도체 업황 반등이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상황이다 보니 당장 급격한 정책 변화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미국 부채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크긴 하지만 타이밍의 문제일뿐 결국 해소될 재료라는 생각들을 하고 있다 보니 포지션에 급격히 반영하기 쉽지 않다.
3년물 기준으로 넓게는 3.15~3.35%, 좁게는 3.2~3.3% 사이의 기계적 레인지 접근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매수의 이유는 금리 상단에 좀 더 가까워졌다는 것, 매도의 이유는 금리 하단에 좀 더 붙었다는 정도다. 국내 금리가 중립 수준이라면 미국 금리가 레인지 상하단에서 어느 부분에 위치하고 있느냐가 가늠자가 된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가 회동해 부채 한도협상을 재개했지만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 매카시 하원의장은 회동 뒤 기자들에게 "이번 주말까지 협상을 타결하는 게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9∼21 일 일본에서 열리는 G7정상회의 참석과 연계한 순방 일정을 단축해 협상 타결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미국 국채금리는 모든 만기에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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