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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단순매입 원칙 엿보기…'장기물 불안·해외와 괴리 관리'

폴라리스한 2022. 4. 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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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단순매입 원칙 엿보기…'장기물 불안·해외와 괴리 관리' - 연합

한국은행은 채권시장 불안이 심화하자 단순매입 실시 계획을 밝혔다.

한은은 지난주 금리 불안에는 관망했지만, 해외와 대비해 과도하게 움직이는 데다 장기물 위주의 금리 급등세가 나타나자 단순매입을 결정했다.

통화정책 경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단기물 움직임이나 해외 요인에 따른 변동보다는 국내 요인에 의해 장기물이 불안할 경우 대응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주는 관망·이번주 결단…차이는

한은은 지난 2월 총재 및 기획재정부 장관 등과 함께한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국채금리 안정을 위해 국고채 추가 단순매입, 통화안정증권(통안채) 월별 발행물량 조절 등을 적기에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은은 해당 발표 이후 첫 단순매입을 이날 결정했다.

지난주에도 국고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시장이 불안했지만, 한은은 관망을 선택했었다.

당시에는 국고채 3년물 등 단기구간 위주로 금리가 급등했다. 지난달 28일 장중 한때 국고 3년 금리는 18bp 가까이 올랐다.

해외 주요국들의 국채 금리 급등과도 괴리가 적었다. 아시아 장에서 호주 국채 2년물 금리 상승 폭은 18bp에 육박했다.

한은 관계자는 당시 "시장금리 급등이 국내외 어느 요인에 더 영향받는지 보고 있다"며 "단기자금 거래까지 원활하지 못하면 더 우려스럽겠지만 콜이나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시장은 상대적으로 원활한 편"이라고만 말했다.

한은은 반면 이날은 10년물 등 장기금리가 과도하게 올라 결단했다고 밝혔다.

특히 호주와 비교해 장중 고점 기준으로 국내 장기금리가 크게 튀어 오른 데 주목했다.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한때 전일보다 17.3bp 급등한 3.178%를 터치했다. 최종호가금리 기준으로 2014년 6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반면 호주 국채 10년물 금리는 장중 고점 기준으로도 상승 폭이 2bp 안팎에 그쳤다.

이에 더해 우리나라는 국고채 30년물 입찰도 실시됐다. 총 4조3천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입찰 이후 물량 소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국고 30년 금리는 낙찰금리를 넘어 상승 폭을 20bp 언저리까지 확대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주 1년 부근 단기물의 경우 홍콩이나 호주, 뉴질랜드 등에 비해서 국내 금리가 특별히 많이 상승했다고 보기는 힘들었었다"며 "이날 10년물 이상 금리가 상당히 올랐는데 중장기 구간의 변동성 완화를 위해 미력하게나마 힘을 보태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기물 불안·해외와 괴리 관리…단기물 조작은 '최소화'

한은은 결국 금리가 장기물 위주로 해외 주요국 금리에 비해 과도한 상승세를 보일 경우 시장 안정 조치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는 물론 해외 중앙은행 대부분이 금리 인상 사이클에 돌입한 만큼 금리의 상승세 자체는 불가피한 만큼 해외와 괴리되는 과도한 움직임이 나타나는 경우에만 제어하겠다는 의미다.

단순매입을 통해 국고채를 사들이는 것 자체가 통화완화의 축소 기조와 상충하는 측면이 있는 만큼 활용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탓이다.

한은 관계자는 "단순매입은 통화정책과 무관한 시장의 과도한 불안 완화 차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단기 국고채에 대한 단순매입은 훨씬 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한은의 입장으로 풀이된다.

2년물이나 3년물 등은 단기물은 당면한 통화정책의 방향에 밀접한 영향을 받는다. 단순매입으로 해당 구간의 금리 상승을 억제할 경우 통화정책과 관련한 잘못된 신호로 읽힐 수 있다는 것이 한은의 우려다.

향후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인위적으로 단기물 금리를 끌어 내리는 것은 논리적인 모순이기도 하다.

그런만큼 단순매입을 할 경우에도 단기물 매입은 최소화한다는 것이 한은의 스탠스다.

한은 관계자는 "2~3년물에 관련해서는 단순매입을 통해 어떠한 신호도 안 주고 싶다는 게 기본적인 생각이다"면서 "해당 구간의 신호는 통화정책방향 결정을 통해서만 나가야 하며, 불필요한 오해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