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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위기 트라우마와 '답정너'식 한ㆍ미 통화스왑 기대..시장과 온도차 극명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2. 7. 1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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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위기 트라우마와 '답정너'식 한ㆍ미 통화스왑 기대..시장과 온도차 극명 - Reuters News

달러/원 환율이 2009년 위기 수준으로 오르자 한ㆍ미 통화스왑 체결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외환당국 수장들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라 달러/원 환율 상승 변동성이 커진 점을 인정하면서도 현재 환율 수준이 위기의 증표는 아니라고 수차례 강조해도 별다른 소용이 없다. 그러면서 한ㆍ미 통화스왑을 당장이라도 체결하지 않으면 큰 일이라도 날 것처럼 너나 할 것 없이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과거 한국 경제가 위기의 소용돌이에 휘말렸을 때마다 한ㆍ미 통화스왑이 만병통치약 같은 역할을 톡톡히 해낸 데 따른 학습효과가 워낙 큰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그동안 환율이 1300원을 넘은 적이 1997년 외환위기, 2001년 닷컴 버블 붕괴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세 차례 이외엔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현 환율 수준 자체를 위기의 신호로 읽으면서 과거 위기 트라우마가 작동할 만하다.

하지만 밖에서 보는 것과 달리 현재 외환시장 내부 사정은 그렇게 긴박하지 않다. 물론 올해 상반기 무역적자가 역대 최대인 103억달러로 급증하고, 이에 더해 해외투자 확대와 외인 주식 자금 이탈 등으로 달러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역내 달러 사정은 이전보다 훨씬 빡빡해졌다.

정부에서도 외환수급 불균형 완화를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조할 만큼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당장 누그러질 기미는 없다. 특히 달러지수가 20년 만의 최고치로 오르는 등 강달러 시대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현재 환율 수준 자체만으로 과거 위기를 소환시키는 것은 억지스럽다. 재정거래 성격의 외국인 채권투자로 달러/원 스왑포인트는 대체로 안정된 흐름을 보이는 데다 코로나 공포가 절정이었던 2020년 3월 250bp까지 벌어졌던 1년 구간 스왑 베이시스 역전폭은 현재 70bp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다시 말해 달러 유동성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말이다.

2020년 갑작스러운 코로나 공포를 경험했던 시중은행들이 더욱 보수적인 달러 유동성 관리에 나서 달러 유동성 방파제가 더욱 단단해졌다는 시장 평가도 있다.

최근 외환보유액을 두고 이런저런 말이 나온다. 6월 외환보유액(4383억달러)은 지난 3월부터 4개월간 235억달러 줄었는데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외환보유액이 급감했다는 이유에서다. 강달러에 따??외화자산 평가액이 줄었을뿐더러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당국이 달러 매도 개입에 나선 결과인데 어쨌든 외환당국의 총알이 급속하게 소진된다는 데 초점을 맞춰져 있다.

하지만 2008년 비해 현재 외환보유액은 2배가 넘고 2020년 3월 코로나 당시 때에 비해서도 6월 말 기준 400억달러 정도가 더 많다. 달러 곳간에 대한 우려의 시선은 다소 과장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요즘 환율 관련한 우려 뒤에는 항상 한미 통화스왑이 절실하다는 결론이 어김없이 붙는다.

글로벌 고강도 통화긴축과 경기침체 불안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기축통화국이 아닌 우리나라가 선제적으로 달러 유동성을 미리 확충하자는 대비 차원일 수 있다.

하지만 마치 현재 외환시장을 위기 국면으로 인식하며 한ㆍ미 통화스왑을 당장에라도 체결하지 않으면 큰 일이라도 날 것처럼 분위기를 몰고 가는 것 자체가 시장심리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리고 양국 간 통화스왑은 일방적인 한 국가의 요청에 따른 것이 아닌 양국의 실익이 부합됐을 때 체결된다.

이에 대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명쾌한 설명을 내놓았다.

"2008년, 2020년 통화스왑이 마치 한국과 미국 두 나라만 한 것으로 오해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릴 때 미 연준이 상시 통화스왑을 하고 있는 금융허브 국가를 빼고 이머징 시장과 주요국 시장 안정을 위해 한국을 포함한 9개국 대상으로 했다. 통화스왑은 한국 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시각에서 논의되는 것으로 한국과 미국만의 통화스왑은 별도의 문제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이례적으로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자들은 한ㆍ미 통화스왑이 언제 체결되느냐는 질문에만 매달렸다.

다음 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방한을 앞두고 한ㆍ미 통화스왑 기대는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와 옐런 장관 간 외환시장 안정과 관련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표면적인 관심은 통화스왑이 언제쯤 체결될 것이냐로 국한되는 모습이다.

환율이 끝없이 고공 행진해서 실제 외환시장 내 본격적인 파열음이 생길 수는 있다. 하지만 아직 현재 시장참가자들의 심리는 과거 위기 트라우마를 소환할 만큼 불안하지 않다. 한미 통화스왑 체결만으로 시장이 안심하고 환호할 그럴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