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전망)-6월과 같지만 다른 것들 - Reuters News
- 채권시장은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한 미국 6월 소비자물가 지표를 반영하며 약세 출발할 전망이다. 다만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오히려 하락한 가운데 경기침체 전망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장기물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분위기가 돌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6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9.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81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로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 8.8%를 큰 폭으로 뛰어넘는 수치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률도 5.9%를 기록하며, 시장의 예상치인 5.7%를 상회했다.
마치 한 달전 상황의 데자뷰를 보는 듯한 기분이다. 당시 미국의 5월 CPI가 8.6% 상승해 시장 컨센서스(8.3%)를 크게 웃돌았는데 이 지표는 3월을 고점으로 이제 물가가 피크아웃(peak-out)할 것이라던 시장의 기대감을 완전히 무너트렸다. 물가 상승세가 특정 부문에 치우치지 않고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1970년대식 아수라장이 또 한 번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5월 물가 발표 전까지는 연준이 6월과 7월 두 번의 정책회의에서 50bp씩 인상한 후 9월부턴 25bp 인상으로 정상화되리라는 게 컨센서스였는데 회의 이후엔 6월 자이언트 스텝이 이어 9월 이후까지 50bp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늘게 됐다.
물가 피크아웃 전망에 기대 '이제 좀 사볼까' 하면서 접근했던 기관들이 철퇴를 맞으면서 시장의 수급이 완전히 쏠렸고 금리는 급등했다. 주가도 폭락했다.
이번에도 표면적으로는 비슷한 흐름이 감지된다. 미국 국채 단기 금리는 급등세를 보였고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00bp 인상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에게 "모든 것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6월과는 달리 미국 주요 주가지수는 장중 1.6~2%에 달했던 낙폭을 대부분 반납했고 미국 국채 장기금리는 오히려 하락했다. 미국 10년물 기대 인플레이션율(BEI)는 230bp 수준에 움직이며 10개월래 최저치 수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6월엔 중국의 코로나 봉쇄 해제와 리오프닝 기대감 확산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국제유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었던 반면 현재 국제유가는 경기침체 우려를 반영하며 90달러대까지 떨어졌다는 차이가 있긴 하다. 미국 백악관에서 6월 물가 발표전 최근 유가 하락 등을 반영하지 못한 '과거 지표일 뿐'이라며 이미 초를 쳐 놓았던 것도 시장의 격한 반응을 제어하는 데 일조한 듯하다.
다만 기본적으로 연준의 통화긴축 속도가 이미 경제주체들이 감내할 수 있는 한계 수준까지 차 있다는 인식이 작용하는 듯하다. 여기서 연준이 더 큰 폭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경기가 둔화되는 것을 넘어 금융시스템 전반에 파열음을 빚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당장 물가 헤드라인을 보고 연준이 이번에 정책금리를 75bp 인상하든 100bp 인상하든 결국 최종 금리 수준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시장에 팽배하다. 통화긴축 속도가 빨라질수록 경기침체 도래 시기가 빨라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투자자들이 인지하고 있다.
전날 사상 초유의 50bp 기준금리 인상을 받아든 원화채 시장도 비슷한 이유로 강세를 보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번에 빅스텝을 밟았지만 일단 연말 최대 3%를 상단으로 정책을 펴 나가겠다며 통화정책 초점이 물가에서 성장으로 옮겨갈 타이밍에 대한 명확한 가이던스도 남겼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확실히 통화긴축 속도에 대한 공포감에서는 벗어나 있는 듯하다.
이를 감안할 때 채권투자자 입장에선 미국이나 한국이나 금리 고점은 이미 본 것이 아닌가 싶을 것이다. 관건은 이제 금리 하단이 어디일 것이냐에 맞춰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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