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Clipping◆

(초점)-제도변경 지연에 CD금리 왜곡 심화..픽싱 리스크 확대에 '대체금리' 수요↑

폴라리스한 2022. 4. 8. 11:24
반응형

(초점)-제도변경 지연에 CD금리 왜곡 심화..픽싱 리스크 확대에 '대체금리' 수요↑ - Reuters News

 - 금융당국의 '양도성예금증서(CD) 산출 업무 규정' 심사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픽싱 리스크에 직면한 시장 참가자들의 불만도 점증하고 있다.

시장금리가 급변동하는 시점에도 CD 고시금리가 경직성을 보인 채 움직이지 않자 대체금리를 활용하려는 수요도 커지고 있다.

▲미동 않는 CD 금리..고시제도 변경 지연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일 3개월 CD 금리는 1.51%에 고시됐다. CD 금리는 지난 1월27일 1.49%에서 1.50%로 오른 후 두 달여간 멈춰 있다가 지난달 24일 1bp 상승한 이후 움직임이 없다. 3월 이후 국고채 주요 금리가 80bp 내외로 급등했지만 CD 금리는 1bp 오르는 데 그쳤다.

국내 통화당국이 4월 또는 5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강력한 시그널을 준 상황이지만 CD 금리는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가계대출이 줄어든 가운데 시중은행들의 CD 발행 수요가 감소했고 고시 증권사들도 큰 고민 없이 전날 민간평가사 금리 수준을 추수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시장에선 새로운 CD 금리 산출 업무 규정이 도입되면 CD 고시금리의 경직성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CD 고시금리 제출 증권사 선정 기준을 놓고 금융당국의 내부 의견 조율 과정이 길어지면서 당초 지난해 하반기로 예정했던 산출 규정의 확정 시점이 벌써 1년 가까이 미뤄지고 있다.

특히 해당 업무를 담당했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실무 책임자들이 최근 교체되면서 논의에 더 시간이 걸리고 있는 상황이다.

금투협의 한 관계자는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산출의 경우 실거래만 가지고 종합하면 되는데 CD 금리의 경우 주관적 판단이 가미되기 때문에 산출 기관들의 부담이 크다"며 "제출 기관 선정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문제를 두고 균형을 찾기가 어려워 규정 확정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4월 중에는 최소한 규정이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며 6월까지는 고시금리 제출 기관을 선정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CD 픽싱 리스크 커져..대체금리 요구도 늘어

문제는 시장금리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는 상황에서 CD 금리의 경직성에 따른 픽싱 리스크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자율스왑(IRS)은 3개월마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이자액을 정산하도록 돼 있는데 고정금리 계산에 사?逾풔?이자율은 변하지 않지만 변동금리 이자액은 CD 금리에 따라 변하게 돼 있다.

지난 한 달간 현물 채권을 비롯한 IRS 금리가 폭등한 상황에서 CD 금리만 요지부동인 만큼 시장 왜곡이 커질 수밖에 없다.

CD 고시 체계의 경직성 때문에 CD 금리가 향후 기준금리 조정 전망을 점진적으로 반영하지 않고 뒤늦게 한 번에 반영하는 것도 문제다.

당장 금리 폭등으로 시장의 적정 가격 탐색 기능이 마비되고 기존 포지션에 대한 헤지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델타가 큰 기관일수록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한 방'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A 국내 은행 스왑 딜러는 "5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까지 시장금리가 내려오면 몰라도 지금 수준이 유지된다면 CD 금리는 그때 가서 한꺼번에 20~30bp 오를 수밖에 없다"며 "CD 금리가 점진적으로 오르지 않고 한 방에 올라버리면 우리는 헤지도 안 되고 털 수도 없는 포지션을 들고 더 크게 깨지기만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금통위 회의 때 델타가 큰 곳은 당일에 10억원 넘게 손익이 움직일 수도 있는 문제"라며 "시장 변동성이 워낙 커지다 보니 CD 금리 경직성에 따른 파장도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IRS 거래 시 준거금리로 CD를 활용하지 않으려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CD 금리 경직성에 따른 리스크가 워낙 커진 만큼 투자자들이 IRS 변동금리로 CD 대신 다른 금리를 활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B 국내 은행 스왑 딜러는 "지금 만기 3개월 이내 채권밖에 숨을 곳이 없다 보니 짧은 CD나 은행채 금리가 현재 수준에서 버티고 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결국 CD 발행이 고시금리 경직성의 가장 큰 문제인 만큼 CD 금리와 시장금리의 괴리가 크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CD 금리의 경직성이 워낙 심하다 보니 투자자들도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금리로 발행해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5년 IRS 금리를 3개월마다 픽싱해서 채권을 발행하는 식인데 어제도 한 캐피탈사에서 대체금리로 수천억원 발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계속 지속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은행들이 먼저 CD 금리를 높여 발행하기 시작하면 CD 금리도 어느 정도 시장금리를 쫓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