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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천장 다시 뚫린 원화채 금리..30년물 입찰 저주와 투자북 공백의 한계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2. 6. 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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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천장 다시 뚫린 원화채 금리..30년물 입찰 저주와 투자북 공백의 한계 - Reuters News

 - 원화채 금리가 다시 연중 최고점을 뚫고 고공행진하고 있다.

5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기점으로 확산됐던 롱심리가 급격히 무너지며 다시 패닉으로 치닫고 있다. 안정세를 보이는 듯했던 미국 국채금리의 급반등이 패닉 셀링으로 이어지고 있지만 이달 국고채 30년물 입찰이 결과적으로 위기의 도화선이 됐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또 천장 뚫린 원화채 시장, 30년물 입찰부터 꼬였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7일 오후 2시10분 현재 국고3년 지표물 21-10은 전거래일보다 10.3bp 상승한 3.223%에 거래되고 있다. 연중 최고 수준이다. 국고10년 지표물 21.11은 11.8bp 오른 3.521%에 거래되고 있다. 연준 최고 수준을 훌쩍 뛰어넘어 2014년 5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현충일 연휴 기간 중 미국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오른 것을 반영하며 약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글로벌 물가 피크아웃 논란을 감안하면 원화채 시장이 너무 빨리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5월 말까지만 해도 대내외 채권시장에는 롱심리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었다. 미국의 4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2개월 연속 하락하며 피크아웃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중앙은행 당국자들의 매파 수사와 실제 이어질 통화긴축의 효과가 적어도 연말쯤에 가선 물가에 가시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대가 늘며 새롭게 경기둔화 테마가 수면 위로 부상하기도 했다.

현재의 물가 상승세를 잡으려는 시도가 일정 부분의 경기 둔화와 함께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반영되며 채권 가격의 안정화를 전망하는 곳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같은 롱심리 때문에 국고채전문딜러(PD)들이 지난달 30일 국고채 30년물 입찰때 이전과 다른 대응을 한 게 독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국고채 30년물 입찰을 앞두고 PD사들은 10년 국채선물 매도 헤지를 수행하면서 반대포지션으로 3년 선물 매수를 적지 않게 잡았는데 입찰 전후의 강세 분위기 때문에 3년 선물 매수 포지션을 그대로 끌고 간 것이다. 3년 선물의 저평가까지 감안하면 매수로 그냥 들고 가도 문제 없겠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인이 갑작스럽게 묻지마 매도에 나선 게 화근이 됐다. 외국인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까지 대규모 국채선물 매도를 이어갔고 결국 국내기관들이 백기투항하기 시작했다.

이자율스왑(IRS) 시장 역시 30년물 입찰의 직격탄을 맞았다. 국고채 30년물 입찰과 동시에 나온 본드포워드 관련 페이가 IRS 금리를 끌어올려 현물시장보다 더 큰 변동성으로 이어졌다.

A외국계은행 딜러는 "지난주에 본드포워드가 쏟아지면서 현물과 이자율스왑(IRS), 통화스왑(CRS) 시장에 모두 영향을 미쳤다"며 "IRS 쪽으로는 비드가 많이 나왔고 CRS 시장으로도 테너를 짧게 맞춰서 페이가 많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나온 대내외 물가지표도 채권시장에 타격을 입혔다.

30일 장마감후 나온 독일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7.9% 상승한 것으로 나왔는데 이는 전문가 전망치인 7.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었다. 여기에 3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도 충격을 안겼다. 5월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5.4%로 4월 4.8%, 로이터 전망치 5.1%를 크게 웃돌아 2008년 8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국내 프랍기관들 위주로 롱편향이 심해진 시점에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공세가 집중됐고 물가 지표는 상방 서프라이즈로 나오면서 시장이 크게 흔들린 것이다. 여기에 미국 국채금리가 단기간에 30bp 이상 오르자 막혔던 둑이 무너지며 패닉 셀링으로 이어졌다.

전주말에는 국고채 3년물 3.1%를 레인지 상단으로 보고 대응하려는 곳들이 저평가에 기댄 매수 시도를 했지만 주말에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을 상회한 데다 미국 국채금리마저 추가로 급등하면서 포지션이 더 꼬여버렸다.

▲투자북 공백의 한계 여실히 드러나

시장참가자들은 은행 투자계정 등 현물을 매수할 기관들의 체력이 바닥난 상황에서 글로벌 금리 상승, 외국인 국채선물 매도 등 재료가 중첩된 게 채권 투자심리에 결정타를 먹였다고 진단한다.

이번주 미국의 소비자물가 지표 발표 이후 미국 국채시장의 분위기가 어떻게 흘러가느냐가 현 시점에선 유일한 방향성 가늠자라는 지적도 나온다.

B국내은행 운용부장은 "지금 은행들 사정이 너무 좋지 않다"며 "은행별로 들고 있던 채권북에서 엄청난 손실이 난 상황인데 그나마 덜 다친 은행들도 다들 위축돼서 한국은행 레포로 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가가 정점을 찍었다고 하지만 가봐야 안다"며 "일단 이번주에 나오는 미국 소비자물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C외국계은행 트레이딩헤드는 "증권사들이 국고채 30년물 입찰 전에 시장을 너무 강하게 만들었던 게 화근이 됐다"며 "이후에 모든 게 꼬여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레벨에선 숏치면 캐리로 너무 터지는 데다 기준금리 인상도 이미 반영할 만큼 반영한 상황이라 그냥 버티는 수밖에 없다"며 "투자북에 여유가 없는 상황에서 프랍북의 캐리만으로 시장이 달리는 데 한계가 있음을 이번에 다시 한 번 확인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