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1월10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국내 5대 시중은행이 대규모 신디케이트 론(syndicated loan, 다수의 은행으로 구성된 차관단이 공통의 조건으로 일정 금액을 차입자에게 융자해 주는 중장기 대출) 조성을 통해 국내 방산업계의 최대 현안인 폴란드 2차 수출이행계약에 금융지원을 제공하기로 하면서 향후 달러 조달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은행 관계자들은 현재 거론되고 있는 신디케이트 론 규모와 향후 계약 체결에 따른 대출 집행 주기, 은행권 전반의 달러 예수금 수준과 조달 여력 등을 감안할 때 이번 결정이 조달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 폴란드 무기 계약에 대규모 신디케이트 론 제공 준비
은행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은 최근 국방부와 국산 무기를 수입하는 폴란드에 자금을 대출한다는 내용이 담길 투자의향서(LOI) 체결에 관한 회의를 가졌다.
이번 회의에선 5대 시중은행이 신디케이트 론 형태로 폴란드 국립은행에 자금을 지원해 국내 방산업계의 수출이행계약에 금융지원을 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혔다.
국내 방산업체들은 지난해 7월 폴란드 정부와 무기 수출을 위한 기본 계약을 맺은 후 구체적인 물량과 도입 시기는 이행계약(본계약)을 통해 추후 정하기로 했다.
1차 수출이행계약은 지난해 8월 이뤄졌는데 K2 전차 180대(약 4조5000억원), K9 자주포 212문(약 3조2000억원), FA-50 48대(약 4조2000억원), 다연장로켓 천무(약 5조원) 등이 포함됐다. 1차 계약 당시엔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가 금융 지원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2차 이행계약 협상을 앞두고 금융 지원 문제에 발목이 잡혔다. 특정 대출자에 대한 신용 제공 한도가 자기 자본의 40%로 제한돼 있는 수출입은행은 1차 계약 당시 이미 수출금융을 한도에 가깝게 사용해 추가 지원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당장 폴란드 정부와 2차 계약을 진행해야 하는 방산업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고 특단의 대책 마련을 요구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이 신디케이트 론을 조성해 2차 계약에 금융 지원을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금융지원 규모는 당초 80억 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이 규모 축소를 요구하고 있어 최종 금융 지원액이 일정 부분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폴란드 정부가 받아들일 정도로 대출금리를 낮추기 위해 브릿지론 형태로 자금지원을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시중은행들이 먼저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5년 정도 만기로 자금을 지원해 주고 그 이후에는 자본 한도 문제를 해결한 수출입은행이 나서 대출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 은행 '달러 조달 여력 충분'..시장 영향 제한적일 듯
대규모 방산 계약에 시중은행이 금융지원을 위해 나서는 만큼 달러 조달 시장에 미칠 영향도 관건이다.
이번 계약의 특성상 당장 달러 조달 시장에 큰 영향은 없으리라는 게 정부나 은행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당장 폴란드로 1차 수출조차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2차 수출을 위한 대출 역시 상당한 기한을 두고 순차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총 계약금액의 10~30%로 예상되는 계약금의 경우 2차 계약 체결과 동시에 대출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A은행의 한 관계자는 "당장 자금지원이 이뤄져야 할 부분은 계약금 정도인데 그 정도는 충분히 조달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며 "폴란드 국립은행을 통해 대출이 이뤄지는 것이다 보니 위험가중자산(RWA)도 0으로 잡히는 등 은행 입장에선 위험도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는 "5년 대출이면 미국 국채금리 대비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스프레드에 조달이 가능할 것"이라며 "절반 이상은 발행 등으로 조달할 것으로 보이는데 나머지는 외화 예수금 잉여 등으로 조달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달러 조달 전략은 은행의 유동성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현재 은행권 전반의 유동성 여건을 감안할 때 충분히 자금지원을 진행할 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C은행의 관계자는 "국내 달러 조달 시장이 그렇게 작지 않고 은행들도 충분히 조달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최종적인 신디케이트 론 규모가 얼마가 될지 두고봐야겠지만 은행들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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