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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망)-美 금리 상승 멈추면 프라이싱해야 할 것들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8. 30.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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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8월30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미국 국채금리 급락 여파로 강세 출발한 후 장중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매, 환율 움직임 등에 연동하며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잭슨홀 미팅을 무사히 넘겼음에도 경계심을 유지하고 있던 미국 국채시장이 드디어 가드를 살짝 내렸다. 29일(현지시간) 뉴욕장 후반 미국 국채 2년물 수익률은 4.886%로 전일비 12.4bp 하락했다. 10년물 수익률은 6.5bp 떨어진 4.147%를, 30년물 수익률은 3.5bp 하락한 4.254%를 각각 기록했다.

부진한 경제지표가 미국 국채시장에 훈풍으로 작용했다. 콘퍼런스보드(CB)에 따르면 8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전달(117→114.0로 수정)보다 크게 하락한 106.1로 집계됐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컨센서스(16.0)를 크게 하회한 수치다.

고용지표도 다소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올해 7월 민간기업 구인 건수는 880만건으로 나타나 2021년 3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로이터 전망치는 946만5000건이었다. 전월 수치도 958만건에서 916만건으로 수정돼 36만건 감소했으며 월가 예상치(946만건)보다 낮았다.

여전히 연내 금리인상 기대감이 살아있고 내년 금리인하 기대폭도 조금씩 낮춰지고 있는 상황이긴 하다. 하지만 지난해처럼 잭슨홀 미팅 후 금리가 급등해 10년물 금리가 4.8%까지 뛰어오를 수 있다는 부담감이 사라지면서 조금씩 매수세가 유입되는 분위기다.

한국의 경우 채권 투자의 매력이 더 커 보이는 상황이긴 하다.

정부는 내년 예산안을 올해보다 2.8% 늘어난 656조9000억원으로 편성했다. 2.8% 증가율은 200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올해 물가상승률이 3.5%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의 긴축 예산이다. 지난해 역대 최대 수준인 24조원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한 데 이어 이번에도 23조원 가량을 구조조정하기로 했다.

국내 경기 악화 전망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긴축 재정이라면 금리의 방향은 분명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뒷문을 열어두긴 했지만 통화당국은 앞으로 상당 기간 긴축 기조 지속을 다짐하고 있다. 금융당국을 통한 우회적 유동성 공급은 최근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비판 여론에 철퇴를 맞고 있다.

미국 금리의 상방 압력이 워낙 거세다 보니 미처 프라이싱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이제 일정 부분 반영하면서 갈 수 있는 상황이다. 물론 이번주에만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이나 고용 보고서 등 굵직한 재료 등이 대기하고 있고 미국 금리 역시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다만 미국 금리가 고점을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국내에선 펀더멘털 쪽으로 급격히 초점이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미국과는 달리 한국에선 커브 플래트닝 압력이 좀 더 커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내년 원화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이 변수로 부각되긴 했지만 짧은 만기고 기획재정부가 언제든 시점을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문제가 된다면 기재부와 한국은행이 협의를 통해 발행 시점을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원화 절상 속도가 제한적이라면 발행 유인도 크지 않을 수 있는 만큼 현 시점에서 걱정할 일은 절대 아니다.

3년물 기준 3.6%대 초반을 타깃으로 한 강세 분위기는 일단 지속될 전망이다. 금리 레인지의 막힌 혈은 미국 경제지표가 뚫어야 하는데 이건 하늘에 맡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