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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망)-금리인하 기대 말라는 금통위와 2%대 초반 물가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8. 2.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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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8월2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강한 매파색을 보여준 7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과 미국 국채금리 상승분을 반영하며 약세 출발할 전망이다. 여전히 금리 레인지를 뚫을 만한 재료는 부재한 상황이다 보니 변동폭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가 동결된 7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대다수 위원들은 가계대출의 증가세 전환, 한미 금리차에 따른 환율변동성 확대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통화긴축 기조 지속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7월 회의에서 위원들은 부동산·대출규제 완화의 영향으로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상당폭 확대된 점을 우려했다. 여기에 내외금리차 확대에 따른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위험도 잠재해 있다 보니 상당 기간 긴축 기조를 지속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두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시장참가자들 입장에선 금통위원들의 말과 행동 사이의 괴리에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다.

7월 회의 이후 두 주가 지난 시점에 금통위는 은행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 대한 유동성 공급 확대를 골자로 하는 대출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통화당국의 행보라기엔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결정이다.

일부에선 금통위가 기준금리 인상을 염두에 두고 안전판을 미리 세워두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금융위기의 경우 사후조치보다 예방의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금통위가 추가 긴축을 염두에 두고 이런 조치를 내놓았을지 의문이다.

말과 행동의 불일치 문제는 남지만 금통위의 커뮤내케이션 효과는 분명해 보인다.

"우리가 말한 대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인하할 상황이 아니라는 건 알겠지?"라는 커뮤니케이션이다.

호주중앙은행(RBA)이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동결한 상황이다 보니 금통위의 추가 인상에 대한 경계감은 그만큼 더 줄어들었을 것이다.

다만 금통위의 스탠스와 최근 유가 반등 흐름, 국내 하우스들의 상반기 호실적 효과 등을 감안할 때 현 시점에서 금리인하를 기대하면서 미리 달릴 유인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고용지표가 유의미하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기 전까지는 금통위의 뜻대로 시장이 흘러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의미다.

다만 펀더멘털은 확실히 금리 하락 쪽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2.3%를 기록해 전달(2.7%)은 물론 시장 전망(2.4%)를 모두 하회했다. 물론 7월 근원물가지수는 3.3%로 전월(3.5%)보다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하향 안정화 추세는 유지되는 모습이다.

집중호우에 따른 농축수산품 가격 상승 우려가 있었지만 헤드라인 물가상승률이 2% 초반까지 떨어졌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기저효과를 감안할 때 다음달부터 상승 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하방 추세가 크게 되돌려질 분위기는 아니다.

근원물가 하락 속도가 완만하다고 하지만 소폭 반등 여지가 있는 헤드라인 물가와 달리 당분간 꾸준히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3분기 말에서 4분기 초쯤엔 근원물가 상승률이 2%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없이 3분기 성장률이 급전직하하는 흐름이라면 언제든 금리인하 전망이 부각될 여지는 있다. 다만 가계대출 증가세 지속 여부, 하반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 추이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현 시점에선 다시 레인지다. 금리 레인지 상단에선 매수 재료에, 하단에선 매도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흐름이 반복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