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7월27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예상보다 도비시했다는 평가를 받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반영하며 강세 출발할 전망이다. 전반적으로 레인지를 상하방으로 돌파할 모멘텀은 보이지 않는다는 인식이다 보니 변동성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6일(이하 현지시간) 예상대로 25bp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12차례 회의 중 11번째인 이번 인상으로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는 2007년 주택시장 붕괴 직전 수준인 5.25-5.50%로 올라섰다.
연준은 성명에서 6월과 같이 2% 인플레이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적절한 추가 정책 긴축 정도를 판단하는 데 있어 앞으로 나올 데이터를 지켜보고 금리 인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의장은 향후 정책 결정은 회의 때마다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9월 회의와 관련해선 금리인상과 동결 모두 열려 있다고 했다.
하반기 두 차례 추가인상 의지를 분명히 했던 지난 6월보다 톤 자체는 다소 낮아졌다는 평가다. 파월 의장은 6월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예상보다 더 빠르게 둔화됐다는 점을 인정했지만 1개월 데이터만 가지고 향후 행보를 결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9월 회의까지 두 번의 물가, 두 번의 고용지표가 남아 있는 만큼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24~26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준의 하계 휴양 컨퍼런스에서 추가 금리인상과 관련한 최종 결론이 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 가지 분명한 건 기저효과에 근거한 물가 경로 전망이 큰 오차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이 굳이 매파 커뮤니케이션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 상품 및 부동산 가격 둔화세가 분명한 만큼 굳이 추가 인상을 선택하지 않아도 근원 물가상승률 역시 자연스럽게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시차를 두고 나타날 고용과 임금상승률 둔화를 앞당기기 위해 굳이 추가적인 금융불안 리스크를 키울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나올 것이다.
물론 9월 FOMC 회의 이전에 나오는 미국의 경제지표들이 분명한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일단 물가의 상방 서프라이즈가 없어야 한다. 고용의 경우 상방 서프라이즈는 당연히 없어야 하고 기본적으로 신규 고용 숫자가 20만 명 밑으로 떨어져야 한다. 신규 고용이 15만 명 이하로 떨어지면 미국의 통화긴축 종료 선언은 카운트다운에 들어갈 것이고 시장은 급격한 금리 하락, 달러 약세 방향으로 움직여갈 것이다.
하지만 이 조건이 깨지면 통화긴축 종료를 위한 빌드업도 깨지고 가격 변동성 확대와 함께 또 다시 심리를 다잡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이날 뉴욕 국채시장이 FOMC 결과에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인 건 이 때문일 것이다.
한은의 연내 금리인하 여부를 생각한다면 허들이 적지 않다.
일단 11월 초 열리는 FOMC 회의까지 미국의 긴축이 확실히 종료되느냐 여부가 중요하다. 여기에 하반기 국내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부각돼야 금통위가 금리인하 여부를 놓고 고민이라도 할 것이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만 보면 펀더멘털상으로는 금리인하 당위성이 부각될 여지가 있다. 정부 재정지출의 급격한 증가 없이는 솔직히 답이 안 나오는 국면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큰 의미가 없다는 한국은행 총재의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당장 금통위원 전원이 현재 최종금리 수준으로 3.75%를 찍고 있는 상황이다. 11월에 금리가 인하되는 건 그야말로 급격한 통화정책 기조 전환일 수밖에 없다. 그만큼 확실한 명분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뭔가 결정적인 한 방이라는 허들이 남는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급은 아니더라도 고금리 지속에 따른 국내 경제의 약한 고리가 다시 드러나야 한다는 말이다. 현 시점에선 누구도 예단할 수 없는 부분이다.
현재 금융감독원이 은행을 압박해 실질적으로는 1% 이상의 금리인하 효과를 대출 부문에서 창출해 내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한은 입장에선 금융당국의 인위적 대출 늘리기 행보 앞에서 스탠스를 가다듬기 쉽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최근 신용시장을 중심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과 관련해 다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부분들은 주목할 수밖에 없다. 11월 금리인하의 허들이 높지만 높아 보이지 않아 보이는 이유기도 하다.
물론 지금은 누구도 확신을 가지고 움직이기 어렵다. 3년물 기준 3.55~3.65% 정도에서 레인지 접근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최근 역외 기관들의 이자율 페이 공세는 중국 당국의 부양 기조 확인에 따른 포지셔닝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반기 중국 경제의 의미 있는 반등 여부 역시 당분간 지켜봐야 할 변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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