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5월 금리인상 5부 능선 넘은 금통위..최대 변수는? -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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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5월6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치솟는 물가 억제를 위해 2000년 5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50bp 올리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 결정에 미칠 영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시장에선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 후반대까지 올라선 데다 달러/원 환율 상승에 따른 부담이 커지고 있어 금통위가 4월에 이어 5월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나올 경제지표 추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금통위의 결정을 예단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눈길을 끈다.
▲ 예상된 연준 빅 스텝 금리 인상에도 안도 못하는 시장
연준은 지난 4일(현지시간)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를 22년 만에 가장 큰 폭인 50bp 인상하고, 6월부터 대차대조표를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후 "향후 두어 번의 회의에서 50bp 금리 인상을 더 검토할 것"이라고 이례적으로 밝혔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다음 달 75bp 인상 가능성에는 선을 그으면서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매파의 기수 제임스 불러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달 50bp 금리 인상에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파월 의장의 발언 여파로 랠리를 펼쳤던 글로벌 시장은 하루 만에 분위기를 돌렸다. 기대 인플레이션 관리에 최우선순위를 둬야 하는 연준 정책결정자들이 '리스크 온' 장세를 결코 반기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채권, 주식시장으로 경계매물이 쏟아졌고 달러지수가 급등한 것이다.
4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지표가 현재 시장의 예상대로 피크아웃(peak-out)하지 않을 경우 연준 위원들이 다시 한 번 매파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기대인플레이션 통제를 시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치솟는 물가·위협적인 환율 상승, 금통위 선택 압박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한 데다 향후 추가 금리 인상까지 예고하면서 당장 금통위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당장 시장의 전망대로 연준이 6월과 7월 회의에서 50bp씩 정책금리를 인상하고 9월과 11월, 12월에 25bp를 추가로 올리면 현재 1.50%인 한국은행 기준금리와의 역전은 곧 가시화될 수밖에 없다.
물론 금통위가 지난해 8월 이후 이미 네 차례나 기준금리를 선제적으로 인상한 데다 한-미 금리 역전은 양국간 펀더멘털 차이를 감안할 때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큰 만큼 추가 인상의 시급성은 미국에 비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금통위가 4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한 상황에서 5월에 추가로 조정에 나설 경우 급격한 긴축 속도에 대한 우려로 경기둔화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당초 한은 내에서도 5월 기준금리 동결을 유력하게 보는 시각이 강했지만 4월 소비자물가 발표 이후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3일 발표된 4월 소비자물가는 2008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인 4.8%를 기록한 바 있다.
여기에 치솟는 달러/원 환율도 추가 금리 인상에 명분을 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일본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기조 재료가 유로화, 엔화에 직격탄을 날리며 달러지수를 끌어올린 상황에서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달러/원 환율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5월 FOMC 회의 이후 드러나 시장의 취약한 심리와 변동성을 감안할 달러/원 환율이 저항선인 1285원을 뚫고 1300원을 위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5월 인상 시그널 '아직'..경기 판단 중요
한은은 지난 3일 소비자물가 발표 직후 이환석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한은은 지난 4월 소비자물가 발표 직후에도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한 바 있는데 물가지표 발표 당일 이같은 회의를 개최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일부 한은 관계자는 당시 이례적인 물가상황 점검회의 개최를 통해 시장에 기준금리 인상 시그널을 주려 한 것이라고 사후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다만 5월 물가 상황 점검회의 개최를 기준금리 인상 시그널로 확대 해석하지 말아달라고 한은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이야기하고 있다. 아직 5월 금통위 회의까지 3주나 남아 있는 시점에서 예단은 금물이라는 것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에는 시장의 금리 인상 기대가 워낙 낮았기 때문에 분명한 시그널을 줄 필요가 있었지만 이번 회의는 딱히 의도를 가지고 열린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 통화정책 경로나 대내외 물가 등이 시장에 충분한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면 금통위 회의 전까지 추가적인 메시지가 나오지 않더라도 금리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은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변수는 향후 경기 방향에 대한 평가다. 물가의 경우 당장 하향 ?횰ㅘ?풉?어렵다는 점에 대해 한은 관계자들은 이견이 없다.
하지만 금통위가 이미 네 차례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만큼 현시점부터는 향후 경기 둔화 압력이 얼마나 커질 것이냐를 평가하는 게 통화정책 결정에 중요하게 작용하리라는 게 이들의 진단이다.
한은의 또 다른 관계자는 "4월 물가가 이 정도로 나오지 았았다면 5월에 고민할 일은 없었을 텐데 이번에 고민을 키우는 숫자가 나온 건 사실"이라며 "관건은 물가가 언제 꺾일 것으로 예상되는가, 성장률이 하반기로 갈수록 얼마나 둔화될 것이냐에 대한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금부터는 한 번 금리를 인상할 때마다 이전보다 더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성장률이 뒤로 갈수록 둔화되리라는 건 모두가 예상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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