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월6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전주말 미국 국채금리 급락과 컨센서스를 하회한 국내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며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날 통계청은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8%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이후 최저 상승률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글로벌 가스 가격이 폭등한 지난해 3월의 기저 효과를 감안할 때 올해 3월 물가상승률은 4% 안쪽으로 좀 더 깊이 파고들 여지가 생겼다.
2월 물가지표를 받아들고 다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을 복기해 본다.
이 총재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물가가 한은의 예상 경로대로라면 추가 금리인상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미 금리차가 확대된다고 해도 환율 상승세가 제한적이라면 국내 경제 요인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정책을 운용해 가겠다는 입장이었다.
일단 국내 물가 경로가 한은의 예상을 이탈하지 않을 것이라는 중요한 지표가 확보됐다. 현재 정부의 공공요금 추가 인상 자제 기조까지 감안할 때 물가 하락 속도가 한은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관건은 환율이었다.
한은 총재가 아무리 물가가 중요하다며 미리 선을 그었다 해도 달러/원 환율이 다시 1350원 이상으로 올라가면 결국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진단이었다.
하지만 일단 달러/원 환율이 120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변수로서의 영향력은 제한되고 있다. 채권시장에 양날의 검이긴 하지만 중국 경제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위안화가 지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 원화가 크게 밀릴 분위기도 아니다.
3월 국내 물가 상승률 하락 속도가 가팔라지면 시장 심리는 더 빨리 변할 수 있다. 물가 상승률이 3%대 돌입하는 시점에 기준금리 인하 테마가 재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결국 물가상승률이 얼마나 빨리 3%대에 진입하느냐가 금리인하 시점에 대한 시장의 컨센서스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2월에 국고채, 통안채가 크게 밀리면서 지난해 연말 금리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하지만 3년 카드채 금리가 110bp 인상 하락하는 등 크레딧물이 워낙 달렸고 되돌림폭도 크지 않다.
관건은 결국 국내 통화정책 전망이었다. 국내 최종금리 전망이 4%대까지 재조정되면 크레딧 시장이 다시 흔들리며 연초 수익을 모두 토해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2월 물가지표가 크레딧 시장에 안전판으로 작용하면서 전반적인 수급과 심리를 지지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주말 미국 고용지표 발표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하긴 하지만 일단 주초에는 그동안 구축됐던 숏포지션이 일부 되돌려지는 강세 흐름이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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