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커지는 4월 금리인상 가능성..채권시장 "연속 인상만 아니라면" - Reuters News
- 이번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는 가운데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며 대응 전략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당초 한국은행 총재 공백이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이달 인상될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전망됐지만 최근 금통위 내부의 분위기가 급변하면서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게 됐다.
한은 내부에선 대내외 물가 상승 압력이 거세지면서 금통위원들이 한 박자 빠른 기준금리 인상의 필요성에 좀 더 기울고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달 기대인플레이션율이 2.9%로 7년 11개월 만의 최고를 기록했고, 한은이 당분간 4%대 소비자물가 상승률 지속과 연간 물가 전망 상향 가능성을 이미 밝힌 만큼 금통위원들이 행동에 나설 명분도 충분하다.
금통위가 그동안 시장에 4월 또는 5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줘왔던 만큼 굳이 한 달을 더 기다리지 않고 이달에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진단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시장 참가자들 모두가 4월 또는 5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굳이 5월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4월 인상시 불확실성 해소(?)..연속 인상 논란 변수
다수의 채권시장 참가자는 현재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인상을 과도할 정도로 선반영하고 있는 만큼 이달에 기준금리 조정이 이뤄진다고 해도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급등한 시장금리와 기준금리 간 괴리를 줄인다는 측면에선 오히려 긍정적인 부분도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다만 4월 기준금리 조정과 함께 5월 추가 인상 우려가 가세할 경우 채권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자극해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물론 최근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시장 전반의 불확실성 고조, 급속한 물가 상승에 따른 수요 둔화 가능성 부각과 경기둔화 논란, 6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일정 등을 감안할 때 금통위가 4월과 5월 연속 금리 인상을 시사할 가능성은 낮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A 증권사 채권본부장은 "이번에 기준금리가 인상된다고 해도 시장에선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연속 금리 인상만 아니면 되는데 지방선거를 며칠 앞두고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인상한다는 걸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B 국내 은행 스왑 딜러는 "물가를 감안할 때, 또 시장금리의 추이를 감안할 때 통화당국이 총재 공백만을 이유로 금리를 동결하는 건 명분이 없는 결정이 될 것"이라며 "이번에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으면 5월에 50bp를 인상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오히려 시장이 흔들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인상해도 동결해도 달라질 게 없다"
반면 금통위가 5월이 아닌 4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그만큼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시그널인데 시장에서 딱히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4월 기준금리 인상에도 채권시장이 안정적인 반응을 보이려면 연속 기준금리 인상이 없다는 강력한 시그널과 함께 통화화당국이 시장 안정에 신경 쓰고 있다는 제스처를 보여줘야 한다는 점도 변수다.
특히 주상영 위원이 통화정책 방향 기자간담회를 주재하는 만큼 커뮤니케이션에 혼선이 생길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시장 참가자들은 지적한다.
C 증권사 채권 딜러는 "시장 참가자들이 궁금한 부분은 결국 이번 사이클의 최종 기준금리 수준일 것"이라며 "미국 정책금리가 급격히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국내 통화당국이 한-미 금리 스프레드 역전을 어느 정도까지 감수할 수 있을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주 위원이 어떤 말을 하더라도 시장에선 노이즈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라며 "연속 금리 인상 여부와 관련한 커뮤니케이션 역시 시장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는 문제"라고 설명했다.
물론 금통위가 물가 상승 압력뿐 아니라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경제적 파장, 우크라이나 전쟁(러시아는 이번 군사조치를 특별군사활동으로 지칭)의 성장률 영향 등을 가늠하면서 신중히 대처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다만 이번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된다고 해도 채권금리의 하향 안정을 기대하는 시장 참가자는 많지 않다.
기준금리의 방향이 이미 위쪽으로 정해진 상황에서 이달에 기준금리가 동결되면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의 방향은 5월 인상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데 맞춰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D 국내 은행 채권 딜러는 "4월에 기준금리가 동결되면 결국 커뮤니케이션은 매파적일 수밖에 없고 채권시장은 또 한 번 미국 금리 움직임에 휘둘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당분간 시장금리가 계속 오르는 가운데 결국 여기저기서 다친 곳들이 손들고 나오겠지만 부동산이나 파생상품시장이 크게 흔들릴 때까지는 현재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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