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달러/원 밀어올리는 수급 불균형..외환딜러들이 꼽는 해법은? - Reuters News
- 달러/원 환율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시장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고강도 통화 긴축과 이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에 원화는 약세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6월 중 원화는 달러 대비 약 5%대 절하율을 기록 중이다. 이는 유럽 재정위기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급격히 요동쳤던 2011년 9월 이후 최대 월간 절하율이다.
달러지수가 20년 만의 최고치로 급등하는 등 불안한 대외 여건이 원화 약세의 주된 요인이지만, 최근 시장 참가자들은 해소되지 않을 외환 수급에 더 초점을 맞추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 수급 불균형 점증 속 심리 갈수록 위축
달러/원 현물환시장 내 팽팽한 수급 긴장감은 사실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난 해외직접투자와 해외증권투자로 인한 달러 수요가 달러/원 상승 추세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외환 수급 변화는 진작부터 진행되고 있었다.
수출 호조에 따른 달러 공급이 풍부할 때는 이러한 수급이 시장 쏠림을 막는 긍정적인 효과가 컸다. 하지만 지금처럼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수입액 급증으로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확대되고, 이에 더해 외국인 주식 자금 유출까지 가세하는 국면에서는 이 같은 수급은 환율 쏠림을 야기하는 핵심 재료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자산 운용 규모 면에서 세계 3위로 꼽히는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확대는 달러/원 현물환 시장에서 리스크 요인이 돼버렸다.
한국은행 국제수지 통계에 따르면 작년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해외 증권투자 규모는 약 240억달러로 월평균 20억달러의 달러 수요가 유발된다. 물론 이는 10% 이상 지분투자 등 대체투자는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참고로 작년 무역수지 흑자는 293억달러였다.
올해 5월까지 연간 누적 무역수지는 78억달러 적자인 반면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 증권투자는 68억달러에 달했다.
증권 예탁결제원 통계에 따르면 5월까지 개인 투자자의 연간 주식 순매수 규모는 117억달러였다.
여기에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5월 말까지 약 14조원어치를 순매도한 것까지 고려하면 역내 달러/원 현물환시장의 최근 반응은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 시장 참가자들이 꼽는 해법은?
23일 장중 달러/원 환율이 1300원을 상향 돌파하자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환율 상승에 따??불안 최소화와 시장안정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급 불균형을 보완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많은 시장 참가자들이 국민연금 발 수급 완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A 은행 외환 딜러는 "현재로선 외인 주식 매도와 국민연금의 달러 수요가 가장 큰데 이러한 수급을 조정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면서 "연금이 한국 주식 매수 비중을 조금 높인다고 하면 환율은 바로 빠지고 코스피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의사록에서 일부 금통위원들은 국민연금 해외증권투자 확대에 따른 외환 수급 불균형을 우려한 바 있다. (※ 관련기사 (Full Story))
그러면서 시장 참가자들은 현재 연금이 해외자산 투자 시 환을 오픈하는 전략을 환 헤지 비율을 조금 높이는 쪽으로의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B 은행 외환 딜러는 "연금에 대한 수급 부담이 큰 게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금이 일부 환 헤지 비율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이와 동시에 당국은 자금시장에 최대한 달러를 공급하며 스왑 포인트를 관리해 준다면 적어도 연금 수급 때문에 환율이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심리가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C 은행 외환 딜러는 "지금 연금의 헤지 비율이 제로니까 기존 포지션을 헤지하기 시작하면 스팟을 팔아야 한다"면서 "이러면서 스왑포인트도 눌리겠지만 재정거래가 들어올 수 있다. 지금은 스팟이 문제지 스왑이 문제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2023~2027년 중기자산배분안'에서 2023년 말 자산군별 목표 비중에서 해외주식은 30.3%로 2022년 27.8%보다 늘리기로 하는 등 위험자산 비중과 해외투자 수준을 전년비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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