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삼중 역대급 수주에도 잠잠한 크로스..국내은행 익스포저 한도 이슈 부각 - Reuters News
- 삼성중공업이 조선업 사상 최대 규모의 선박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음에도 FX스왑이나 통화스왑(CRS) 시장에 관련 물량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국내은행의 스왑 익스포저 한도가 대부분 차 있어 추가 라인 확보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어 향후 수급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질 전망이다.
▲ 삼중 역대급 수주에도 잠잠한 스왑시장
삼성중공업은 22일 버뮤다 지역 선주로부터 총 3조3310억 원 규모로 LNG 운반선 12척을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단일 선박 계약으로는 조선업 역사상 최대 규모다.
이날 삼성중공업은 아프리카 지역 선주로부터 LNG운반선 2척을 추가로 수주하면서 하루에만 3조9천억원에 달하는 수주액을 기록하게 됐다. 이는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 절반을 넘는 규모다.
선박 건조 기간이 통상 2~3년에 달하는 상황에서 조선업체들은 미래 환율하락 리스크를 제어하기 위해 선박수주와 동시에 선물환 매도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스왑뱅크는 조선업체의 선물환 매도로 인해 발생한 선물환 매수포지션을 FX스왑이나 CRS 리시브를 통해 헤지하게 된다.
이 정도 규모의 대규모 수주를 앞두게 되면 통상적으로 계약 발표 하루 전날이나 당일에는 스왑시장에 선물환 매도 관련 헤지 오퍼가 크게 늘어나는데 이번엔 특이 수급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진단이다.
삼성중공업이 수주 발표 전후로 헤지에 나서는 않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들어 수주 발표에도 환헤지 관련 물량을 확인하지 못한 게 여러 차례라는 것이다.
A은행 스왑딜러는 "현대중공업의 경우 환헤지를 할 때 시장 타이밍도 많이 보는 편인데 삼중은 보통 발표와 동시에 바로 하는 스타일"이라며 "하지만 최근 들어 두 세번 연속으로 수주 발표에도 관련 헤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국내은행 스왑 익스포저 한도가 발목 잡았나?
달러/원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상황에 대규모 선박 수주 발표가 나왔음에도 스팟과 스왑시장 모두 조용한 배경에 대해 시장참가자들은 익스포저 한도 이슈가 발목을 잡았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조선업체들의 수주가 빠르게 늘면서 국내은행들의 스왑 익스포저 한도가 대부분 소진된 상태라는 것이다.
현재 국내은행 중 삼성중공업뿐 아니라 다른 중공업체에 추가로 스왑 라인을 내줄 여력이 있는 곳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내외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 저가수주 경쟁에 따른 재무건전성 우려가 상존하고 있는 시점에 거래 한도를 더 늘리기도 만만치 않다는 게 은행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B국내은행 스왑딜러는 "국내은행들 한도가 많이 차 있다고 하는데 다들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오늘 삼중 물량은 시장에서 받을 수 있는 은행이 없을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스왑을 못하니까 스팟도 당연히 못하는 것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C국내은행 스왑딜러는 "삼중 발표가 나온 것 거 치고는 시장 반응이 너무 없다"며 "우리도 라인이 없어서 헤지를 어떻게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이 1300원을 오르내리는데 익스포저 증액을 내부 심사부서에 요청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산은·외사도 '난색'..수급 불확실성 커질 듯
대다수 국내은행들이 익스포저 한도 문제로 발목이 잡힌 가운데 시선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외국계은행으로 쏠린다. 상대적으로 거래 여력이 있는 산업은행이 물량을 받아주거나 외국계은행들이 나서지 않겠느냐는 시각 때문이다.
하지만 산은 역시 익스포저 한도가 찬 것은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외국계은행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조선업체들과 거래 라인이 막힌지 오래된 곳이 적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D외국계은행 트레이딩헤드는 "노바스코샤은행이 있을 때 조선업체 물량을 많이 받아줬는데 거기가 철수하면서 받아줄 수 있는 곳이 없을 것"이라며 "예전에 조선업체들 사정이 안 좋을 때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라인이 다 사라졌었는데 이후 복원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곳이 많다"고 말했다.
스왑시장 참가자들은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과 수급의 불확실성이 워낙 커 당분간 대응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의 A은행 스왑딜러는 "워낙 큰 물량 발표가 나온 만큼 크로스 쪽은 오퍼가 무거워 보이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중공업체 수주가 많은데 얼마나 나올지 전혀 예상되지 않는 데다 러시아 수주건 취소 규모와 관련해서도 알 길이 없어 판단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워낙 크다 보니 스왑베이시스가 많이 벌어져 있음에도 섣불리 나서는 곳도 없다"며 "당분간 조?볜눗?접근해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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