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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물가 피크아웃 기대 후퇴에 원화채 '대학살'..하우스별 생존전략은?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2. 6. 1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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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물가 피크아웃 기대 후퇴에 원화채 '대학살'..하우스별 생존전략은? - Reuters News

지난 3월을 고점으로 글로벌 물가가 피크아웃(peak-out)할 것이라던 기대감이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CPI) 지표 발표 이후 무너지면서 원화채 시장도 패닉으로 치닫고 있다.

갑작스러운 피크아웃 전망의 후퇴와 이를 대체할 논리의 부재로 시장참가자들이 투자전략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가격 논리에 기반한 대응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시장참가자들은 일단 상단을 크게 높인 금리 레벨에 적응하면서 한국시간으로 오는 16일로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 발표까지 버티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 피크아웃 전망의 후퇴와 채권 '대학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13일 오전 10시35분 현재 3년 국채선물 6월물은 전날보다 66틱 하락한 104.28, 10년 선물은 148틱 내린 110.99에 거래되고 있다. 현물시장에선 국고채 3년물 금리가 20bp 이상 급등했고 국고채 10년물 금리도 15bp 내외 오름폭을 보이고 있다.

원화채 시장이 혼돈으로 치닫게 된 도화선은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다.

미국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5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6% 상승했다. 이는 1981년 12월 이후 41년 만에 최고치로 시장 컨센서스(8.3%)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식료품과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도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았다.

내구재 수요 둔화, 재고 누적으로 인한 상품물가 상승세 둔화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물가 상승세가 특정 부문에 치우치지 않고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물가 피크아웃 기대감이 희석되면서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속도 전망도 혼란스러워졌다. 앞으로 두 번의 정책회의에서 50bp씩 인상한 후 9월부턴 25bp 인상으로 정상화되리라는 게 컨센서스였는데 9월 이후에도 50bp 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늘게 됐다. 당장 이달 회의에서 75bp 자이언트 스텝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연준이 물가상승세 억제를 위해 긴축 속도를 올리면 국내 통화당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원화채 시장을 짓누르는 모양새다.

이자율스왑(IRS) 시장은 이미 연내 기준금리 3% 이상을 선반영하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남은 회의에서 한 차례 빅스텝을 포함해 모두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리라는 전망이 전제된 가격 수준이다.

▲ "도저히 모르겠다"..전망 실패 인정과 적응 시간

시장참가자들은 "도저히 모르겠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그동안 투자전략의 기반으로 삼았던 피크아웃 논리가 훼손되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물가와 관련한 모든 시나리오가 열린 만큼 금리 레벨을 기반으로 한 적정 투자전략을 구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시장참가자들이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이들도 있다.

A외국계은행 트레이딩헤드는 "시장이 이렇게 망가지면 한국은행에서 뭐라도 해야 하지만 자기들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예상하지 못하는데 우리는 빅스텝 없다고 단언할 수도 없을 것"이라며 "지금은 현재 상황 자체를 받아들이기가 어렵고 일단 금리 레벨을 소화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B국내은행 채권딜러는 "냉정하게 보면 미국 시장은 금리인상을 한 번 정도 더 반영한 상황"이라며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 가속화 가능성과 한미 금리차를 감안하면 국내 통화당국도 빅스텝이든 뭐든 할 수 있지 않겠냐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나마 다행인 건 이번주에 FOMC 회의가 있어 잠깐이라도 안정화될 여지가 있다는 점"이라며 "설마 했던 일이 현실화되고 있는데 그동안 너무 나이브하게 물가를 바라봤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채권을 무조건 줄이는 게 정답은 아니겠지만 당장은 최대한 보수적으로 투자전략을 짤 수밖에 없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C증권사 채권딜러는 "시장에서 물가와 관련해 희망을 가진 부분이 있었는데 그게 사라지고 나니까 패닉"이라며 "최대한 보수적으로 운용해야 한다는 것 외에 커브로 극복한다든가 하는 기술적 접근은 크게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금은 감내 가능한 수준까지 포지션을 줄이고 나머지는 헤지하는 게 맞아 보인다"며 "다만 미국의 재고가 쌓이고 있고 노동시장 참여율이 올라오는 데다 운임지수도 상대적으로 안정화되고 있는 만큼 희망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D국내은행 채권딜러는 "금리가 너무 많이 움직여서 어이가 없다"며 "채권은 그냥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현 시점에선 인플레이션이 결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고 정책금리 인상 압력은 강해질 수밖에 없다는 걸 인정해야 할 듯하다"며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경기둔화 압력이 강해질 것으로 본다면 중장기적으로 커브는 플랫 쪽으로 볼 수 있을 듯하다"고 말?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