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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달러/원 전망)-어김없이 등장한 원화 강세 전망, 키워드는 '반도체ㆍWGBI'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12. 2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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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2월26일 (로이터) 박예나 기자 - 새해를 앞두고 원화에 대한 연간 전망은 작년 이맘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차별화된 원화 강세, 그것도 하반기로 갈수록 그 폭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 말이다.

디스인플레이션 추세와 이에 따른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금리인하(피벗) 기대가 달러 약세 환경을 만들고 이로 인해 그간 강달러에 압박받았던 이머징 통화들은 강세를 재개하는 가운데 특히, 원화 재평가가 두드러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주요 해외기관(IB)이 발표한 내년 달러/원 방향은 '상고하저'다. 이 중 일부 기관들은 내년 말 환율이 1200원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이라 보고 달러/원 숏을 적극 권고하기도 했다.(※ (표)-주요 해외기관 달러/원 전망 (Full Story))

이들 기관이 제시한 원화의 핵심 키워드는 '반도체와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다.



▲ AI 열풍 수혜 기대

전 세계 금융시장을 압박했던 인플레이션 파급력이 약화되면서 시장 시선은 경기로 이동하고 있다. 경제지표가 '나쁜 게 좋은 것'이 아닌 '좋은 게 좋은 것'으로 해석되는 구간을 기대하는 동시에 '골디락스'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확실히 '킹달러 시대'가 저물고 과격한 글로벌 경기침체 상황만 맞닥뜨리지 않는다면 회복 추세에 올라탄 반도체 업황과 궤를 같이하는 원화 매력은 돋보일 수밖에 없고, 이 같은 이유로 주요 IB들은 내년 원화에 우호적인 스탠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아시아 FX 전략보고서에서 원화를 미국 경제 연착륙 수혜를 받는 주요 통화로 꼽고, 이와 더불어 메모리 칩 가격 회복에 따른 한국 수출 반등을 예상하며 아시아 통화 중 가장 먼저 강세 시도에 나설 통화로 분류했다. BOA는 내년 말 달러/원 1230원을 전망했다.

소시에떼제네랄은 글로벌 자산 배분 보고서에서 반도체 다운사이클 종료를 한국 주식과 원화의 주된 강세 요인이라면서 위안/원 숏과 코스피 롱/일본 제외 MSCI 아시아 주식 숏을 권고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주식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하며 원화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함께 내놓았다. 중국 및 미국 등 주요국 경제 성장 둔화로 각 섹터 수익 성장세가 예상보다 낮을 가능성이 있지만, AI와 같은 구조적 성장 테마에 노출된 섹터는 세계 경제 성장 둔화에 따른 역풍을 상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 WGBI 수급 기대

내년 원화 수급 전망 중 가장 조명받는 수급 재료는 단연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효과다.

세계 3대 채권지수 중 하나인 WGBI지수에 한국은 작년 9월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됐는데, 현재 내년 9월 편입 기대가 높게 형성돼 있다.

주요 해외 IB들은 한국의 WGBI 편입에 따른 직접적인 파급 효과를 분석하면서 이를 원화 강세의 핵심 동력으로 삼고 있다.

노무라는 아시아 인사이트 보고서에서 달러 약세, 테크 수요에 따른 수출 회복과 경상수지 확대 및 외인 자금 유입 등을 바탕으로 달러/원 숏을 적극 권고했다. 그러면서 특히, 한국의 WGBI 편입으로12-18개월 동안 최대 500-600억 달러 규모의 패시브 투자 자금 유입을 예상했다.

씨티은행은 아시아 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WGBI 지수 편입에 따른 패시브 자금 유입 규모를 약 570억달러로 전망하면서 현재 채권투자와 달리 이 같은 자금은 환 헤지 없이 들어와 원화를 지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도이치은행은 WGBI 편입에 따른 국내로 유입될 달러 규모를 약 700억달러로 제시했다.



▲ 애매한 中 전망

내년 원화 강세를 예상하는 큰 그림은 작년과 비슷할지라도 중국 경제에 대한 시선 차이가 원화 세부 전망에 미묘한 차이를 만들고 있다.

작년 위드 코로나 시대를 가장 늦게 선포한 중국에 대한 시장의 뜨거운 환호가 작년 말과 올 초 원화 강세를 촉발시켰다. 하지만, 올해 부동산 시장 급랭에 따른 신용리스크 확대와 디스인플레이션이 아닌 디플레이션 우려에 시달리는 중국 경제를 대하는 우려의 시선은 걷히지 않았다.

중국 정부의 재정확대와 완화적인 통화정책 등 경기부양 노력으로 내년 중국 경제의 완만한 회복 기대도 있지만 미-중 갈등 구도, 부동산시장 리스크, 지방정부 부채위험 등을 토대로 한 리스크 인식도 여전하다.

ANZ는 아시아 경제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 성장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중국의 정책 기조는 (경제성장에 대한) 추진력이라기보다는 안정화 효과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당면한 과제와 정책 기조를 종합할 때 내년 중국 GDP 성장률은 올해 5.1%에서 4.2%로 둔화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다만, 이전보다는 중국과 한국 경제와의 연관성만을 감안해 한국 경제와 원화를 예상하는 경향은 낮아졌다. 미국과 유럽의 AI 등에 관한 신산업 투자 확대로 국내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꾸준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이에 위안/원 숏을 권고하는 기관도 눈에 띈다.

하지만, 중국 경제 블록에 속한 한국 전망에 있어 중국 영향을 배제할 수는 없다. 작년에 경험했듯이 중국 경제와 위안 강세 모멘텀이 원화의 폭넓은 랠리를 견인하다, 이후 중국 경제 둔화의 악영향에 원화가 직접적으로 노출된 바 있다.

모간스탠리는 아시아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 자체의 둔화로 인한 지역 성장의 직접적인 영향 외에도 중국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아시아의 나머지 지역에 대한 영향은 상당할 것"이라면서 한국과 대만과 같은 경제가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 은행 외환딜러는 "중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여전하고, 한국이 과거처럼 대중수출의 수혜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화의 폭넓은 강세를 예상하기는 아직은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펀더멘털과 수급 측면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있을지 확인해야 원화에 대한 전망도 달라질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