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Clipping◆

(외환·채권/전망)-원화 족쇄된 엔화..인하 기대 열차와 시장의 '스윙'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12. 1. 09:04
반응형

서울, 12월1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달러 강세를 반영하며 1290원 후반대에서 출발한 후 국내 수출지표, 위안화 움직임 등에 연동하며 제한적인 레인지에서 움직일 전망이다.

채권시장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분을 반영하며 약세 출발하겠지만 장중 대기매수세 유입과 함께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지수가 시장 예상대로 둔화세를 지속한 것으로 나왔고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건수가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미국 국채금리는 대부분의 만기에서 7bp 내외 상승폭을 보였다.

표면적으로는 내년도 투표권자인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의 발언이 원인으로 부각됐다. 데일리 총재는 인터뷰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승리를 선언하기엔 너무 이르다며 금리인하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국채금리가 뛰면서 달러도 다시 강세를 보였다. 이날 달러 강세에는 예상보다 낮았던 유로 지역 물가 지표가 유로 약세로 이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달러시장의 분위기가 바뀌면 다시 찾아오는 게 엔화 비관론이다. 현재 시장에선 엔화 강세의 지속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지난 9월 기준 일본 정부가 세수로 갚아야 할 보통 국채 발행 잔액은 1027조4129억 엔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고 신규 국채 발행액만 벌써 4년 연속 40조 엔을 초과하고 있다. 일본 국채금리가 통제를 벗어나며 상승할 경우 일본 정부는 엔화 약세보다 더 큰 후폭풍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엔화 약세를 방치하자니 물가 압력이 만만치 않다. 수십 년 만에 처음 겪는 고물가는 기시다 정부에 대한 지지율 급락으로 이어졌고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정권 유지조차 어렵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일본은행(BOJ)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연말에 깜짝 정책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섣부른 조정 이후 일본 국채금리가 급하게 뛸 경우 섶을 지고 불 속에 뛰어드는 것 같은 위험한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수익률 통제 정책에 소프트 패치를 붙이는 정도의 대응 이상도 이하도 어렵다.

BOJ가 리스크를 감수하고 행동에 나선다고 해서 엔화가 의미 있게 강세를 보일지는 의문이다. 상기한 내용을 모든 투자자들이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BOJ가 살 길은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하뿐이라는 걸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인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현재 일본정부의 사정을 감안할 때 외환보유액을 털어 엔화 방어에 나서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게 노출되다 보니 그야말로 헤지펀드들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 안전자산으로서의 위상을 거의 잃어가고 있는 엔화의 움직임은 향후 원화의 움직임에도 일정 부분 족쇄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12월에 외환이든 채권이든 스윙이 한 번씩 올 수는 있다. 당장 다음주 미국 고용지표부터 블랙프라이데이 실적이 포함될 미국 소매지표 발표, 여기에 BOJ의 정책결정까지 미국 국채시장이 먼저 움직이고 달러도 함께 따라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시장참가자들이 금리인하 기대 열차에 한 번 올라탄 이상 뛰어내리기는 쉽지 않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시장에 스윙이 한 번씩 올 때마다 달러와 금리 하락 테마 편승에 늦었던 하우스들이 달려들 가능성이 있다.

미국이 정말 내년에 5차례 이상 금리를 인하할 상황이 올지 여부는 정작 내년이나 돼야 명확해지겠지만 지금은 애매하면 소심하게라도 추세 추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외환 수급상으로는 지난해 수출입은행을 통해 이뤄졌던 조선사 선물환 롤오버 물량 처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 카타르 수주 물량의 경우 아직 딱히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여러 재료를 종합해 봤을 때 달러/원 환율이 1200원대를 깊숙이 뚫고 내려갈 시그널은 여전히 보이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1300원대 위로 크게 뛸 상황도 아니다 보니 여전히 레인지다.

채권시장도 일단 멈춤 신호를 받았다. 하지만 시장의 관심은 어느 레벨에서 사야 하느냐지 어느 레벨에서 팔아야 하느냐가 아닌 것도 사실이다.

시장이 밀려도 매물은 제한적일 것이고 강도는 다르겠지만 호가마다 매수세가 붙을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