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9월14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무난했다는 평가를 받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등을 반영하며 소폭 강세 출발할 전망이다. 장중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확인될 한국은행의 스탠스,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매, 아시아장에서의 미국 국채금리 움직임 등을 반영하며 제한적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관심을 모았던 미국의 8월 CPI는 '찻잔속 태풍' 정도의 영향력을 보인 채 마무리될 듯하다. 유가 상승으로 헤드라인 물가가 시장 컨센서스(3.6%)보다 높은 3.7%를 기록하긴 했다. 하지만 근원물가 상승률이 4.3%로 전월(4.7%)보다 떨어졌고 컨센서스와도 일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 역시 통화정책이 작동할 여지는 경제전망과 실적치간 괴리가 커질 때 생긴다. 미국 역시 물가의 경로는 연방준비제도와 시장의 전망 수준에 거의 일치하는 궤적을 그리고 있다. 물가의 하향 안정에 대한 의구심이 크게 사라진 상황에서 추가 긴축의 필요성이 크게 낮아질 수밖에 없다.
다만 미국은 경기 경로가 연준과 시장의 예상 궤적보다 천천히 하향 안정화되고 있어 급격한 정책기조 전환에 대한 기대를 낮추고 있다.
추가 긴축이 없더라도 시장금리가 현재 레벨에서 더 오래 머물 수 있다는 부담감은 당분간 채권시장에 상존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미국 국채 발행량 증가로 국고채전문딜러(Primary Dealer)의 인수 비중이 계속 줄면서 헤지펀드 포지션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는 점도 시장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올해 기준금리 인하에 베팅했던 헤지펀드들이 포지션 재조정에 나서면서 시장을 무겁게 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에선 '혹시나' 하면서 매수에 나서는 사람들이 생기며 3년물 기준 3.9%가 지켜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신규 매수할 기관들이 많지 않을 것이다. 지난 5월 3.2%대 초반에서 움직이던 금리가 갈지자로 여기까지 오르는 사이 이렇다 할 손절이 나오지 않았음을 감안해야 한다.
시장금리가 떨어질 때마다 조금씩 털어내려는 곳들이 곳곳에서 고개를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기본적으로 크레딧 스프레드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헤지를 풀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원래 이맘때쯤이면 재무 사정이 괜찮아질 것이라던 한국전력공사가 다시 고금리 조달에 나서면서 시장을 휘젓고 있는 데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를 넘기는 와중에 나왔던 고금리 예금의 만기가 계속 돌아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여기서 가장 약한 고리를 생각해 보면 저축은행이 아닐까 싶다.
부동산 PF에 가뜩이나 물려 있는 데다 금융당국의 압력으로 제대로 부실 처리도 못하고 있는 저축은행들이 예금 확보 경쟁을 벌이면 시중은행들도 예금금리를 높이면서 쫓아갈 수밖에 없다. 이는 다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조달 여건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다들 시스템 리스크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가 불보듯 뻔한 상황에서 먼저 뛰어들려는 곳은 많지 않을 듯하다.
전반적으로 무거운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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