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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망)-시장의 기대 변화와 한은 총재의 커뮤니케이션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8. 23.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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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8월23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잭슨홀 미팅 등을 앞두고 커진 경계감 속에 제한적 범위에서 등락을 이어갈 전망이다. 롱이든 숏이든 과도했던 포지션을 줄이며 예측 불가 대형 이벤트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3분기가 중후반에 이른 현재까지도 견조한 고용, 소비 지표에 미국의 이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빠르게 후퇴하면서 연쇄효과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그동안 시장금리 상승을 억제하고 있던 기준금리 인하 기대라는 족쇄가 풀리니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 확대나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 축소 가능성 같은 수급 이슈가 더 크게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시장도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크게 후퇴한 가운데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영향을 받고 있다.

물론 미국과 달리 국내 경기 펀더멘털에 대한 의구심이 큰 상황이라 미국 국채를 단순 추종할 수만은 없다.

하지만 미국의 통화긴축 지속과 한미 금리차 확대가 중국발 장기 불황 우려와 맞물리며 달러/원 환율을 위험 수위까지 끌어올리다 보니 금통위 입장에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에서 나온 이창용 한은 총재의 발언은 이런 사정과 맥을 같이 한다. 이날 이 총재는 물가의 하향 안정화에 대해 이전보다 좀 더 단정적으로 이야기했다. 최근 수해와 국제유가 상승으로 8월과 9월 물가 반등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됨에도 그랬다. 통화정책 결정에선 당장의 한미 금리차보다 9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결정 등 향후 미국 금리의 방향성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중요한 건 현재의 금리 수준에 대한 이 총재의 발언이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나 변동금리 위주 채권구조를 볼 때 한국이 미국보다 금리를 더 올린 것"이라며 최근 원화 약세는 기준금리를 덜 올렸기 때문이 아니라 달러화 강세 영향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당장 꺾어버려야 할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감도 미미한 상황에다 시장금리까지 상당히 올라온 만큼 현 시점에서 이 총재가 고강도 매파 발언을 날릴 이유도 크지 않았을 것이다.

가계부채가 문제라고 하지만 지금 부동산 매수가 기준금리 수준과 연동해 이뤄지고 있다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내외 고금리 지속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프라이싱하고 있는 시장의 분위기가 부동산시장으로 이어지는 게 시간문제일 가능성도 고려해봐야 한다.

이 총재 입장에선 환율 안정과 경기 불확실성 확대를 균형 있게 소화하면서 나름 중립적인 스탠스를 취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장 합리적이다.

시장 역시 '금통위 쇼크'를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결국 중요한 건 잭슨홀 미팅이다. 지금은 일단 기다리는 것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