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8월18일 (로이터) - 중국 헝다그룹 디폴트 사태가 발생하고 2년이 지난 현재 한때 재정적으로 건전하다고 여겨졌던 부동산 개발업체 벽계원의 부채 위기가 다시금 리스크 확산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다음은 벽계원 및 중국 부동산 위기와 관련한 4가지 주요 궁금증이다.
◆ 앞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일은?
부동산 부문 부채 위기가 시작된 지난 2021년 중반 이후 중국 주택 판매의 40%를 차지하는 기업들이 채무불이행에 빠졌고, 이 중 대다수는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였다.
이로 인해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신탁 금융과 연관된 자산 관리 상품을 구매한 일반인 등 채권자들과 공급업체들이 상환을 받지 못했고, 많은 주택들이 미완성 상태로 남게 됐다.
많은 역외 채권들이 현재 달러에 대해 매우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며 주식 가치는 90% 감소했다. 투자자들과 채권자들이 부동산 부문을 피하면서 주식과 채권 시장 모두 유동성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주택 판매가 이미 매우 취약한 상황에서 부채 위기는 부동산 시장과 부동산이 큰 축을 담당하는 중국 경제 전체에 대한 회복 전망을 지연시킬 수 있다.
S&P글로벌레이팅은 16일(현지시간) 벽계원이 공식적으로 디폴트에 빠지면 부동산 판매에 대한 전망을 ‘L’자형 회복에서 ‘계단식 하강’ 형태로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벽계원이 현금 마련을 위해 급매에 나서게 되면 주택 구매자들은 민간 개발업체들을 더 경계하게 될 수 있으며 많은 지역의 주택 가격은 더 큰 압박을 받게 될 수 있다.
또한 지방 정부는 주택이 완공되고 인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선분양 대금이 보관되는 에스크로 계정을 더 엄격하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결국 부동산 부문을 더 압박하고 국영 개발업체들까지 디폴트에 직면하게 만들 수 있다.
◆ 헝다 사태와 다른 점은?
이미 대부분 민간 개발업체들이 디폴트에 빠졌기 때문에 벽계원의 재정 문제는 헝다 사태만큼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았지만, 부동산 시장과 경제 상황이 훨씬 좋지 않은 상황에서 나타났다.
벽계원의 총 부채는 1조4000억위안(1917억달러)으로 헝다의 59%에 불과하지만, 중국 전역에서 추진 중인 프로젝트가 3121개로 헝다(약 800개)보다 훨씬 많다.
헝다는 디폴트 당시 이미 부실 상태였지만, 벽계원은 현재도 부채보다 자산이 더 많다. 애널리스트들은 벽계원이 대규모 재고를 탕감해야 할 경우 지불 불능 상태가 될 수 있고, 자산 가치가 점차 하락할 경우 역자산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시스템 리스크는?
이번 주 중국 대표 신탁회사인 중룽국제신탁이 투자 상품에 대한 상환을 하지 못했다는 소식은 중국의 그림자 금융 부문이 부동산 부문에 크게 노출돼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개발업체들의 채무 불이행 증가로 이미 중국 은행들의 부실 대출 비율은 2020년 1.9%에서 작년 말 4.4%로 높아졌다고 무디스는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 몇 년 동안 금융 기관들의 부동산 부문 익스포저가 줄었기 때문에 중국은 한 회사의 붕괴가 광범위한 금융 붕괴로 이어지는 ‘리먼 모먼트’에 있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반적인 견해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것은 부동산 수입 의존도가 큰 지방 정부의 부채 관리 방법이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지방 정부의 자금 조달용 특수법인인 ‘LGFV’가 총 66조위안의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
◆ 중앙정부가 나설까?
중국 중앙정치국은 지난 7월 말 부동산 정책을 적기에 조정하겠다고 약속한 성명에서 “집은 투기가 아니라 거주를 위한 것”이라는 문구를 생략하면서 추가 부양책이 진행 중이라는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아직까지 과감한 부양 조치는 발표되지 않았고,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부양책 실현 여부와 관련해 의견이 분분하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지금까지 국가 지원 구제 금융을 자제해 온 중국 정부가 경기 하강을 막기 위해 앞으로 몇 주 안에 과감한 조치를 내놓으리라 기대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정부가 주택 시장 지원과 부채 억제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도구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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