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7월28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미국 경제지표 호조와 미국 국채금리 급등 영향으로 약세 출발할 전망이다. 정확하게 3.55~3.65% 레인지를 따라 움직이고 있는 최근 시장 트렌드와 국내 광공업생산 지표 부진 등은 장중 매수세 유입 재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금리인상 여부는 그때그때 지표 보고 결정하겠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발표 이후 다시 '일희일비(一喜一悲)' 장세가 재개된 느낌이다.
미국 상무부는 27일(현지시간)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2.4%(연율 기준)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2.4% 성장률은 지난 1분기 2.0%보다 높아진 수준이며 시장 컨센서스(2.0%)도 큰 폭으로 상회했다. 고금리 지속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를 불식시키는 수치다. 다만 전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위원들이 더이상 경기침체를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주(7월 16∼22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2만1000건으로, 전주보다 7000건 줄어 3주 연속 감소세를 이어 나갔다. 지난주에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뉴스에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했었는데 이번주엔 GDP 뉴스까지 겹치면서 영향을 더 키운 모습이다.
시장에선 연준의 금리인상이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결국 9월까지 두 번의 고용지표와 두 번의 물가 지표를 확인해야 보다 분명한 그림이 그려질 전망이다.
9월 이후는 어떨까? 11월 FOMC 회의까지 또 지표 확인 과정이 이어질 것이다. 고용 측면에서의 분명한 둔화가 확인되지 않는 한 경제지표 발표 때마다 마음을 졸이는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연준의 연내 추가 인상 여부를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지만 연내 인하를 기대하기도 어렵게 된 게 사실이다. 연말이 가까워지면 내년을 염두에 둔 베팅 흐름이 다시 한 번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보이지만 당장은 롱심리가 깨어나기 쉽지 않은 흐름이다.
미국발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에서 국내 채권시장도 레인지에 갇혔다. 적어도 다음달 잭슨홀 미팅까지는 미국 통화정책의 향방에 대한 분명한 그림이 그려지기 어려운 만큼 당장 3.5%를 하방으로 뚫기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통화당국이 하반기 경기 방어 모드로 들어간 건 주목할 부분이다.
전날 발표된 한국은행의 대출제도 개편안은 다소 뜬금없는 타이밍에 나왔다. 당국자들을 긴장하게 했던 새마을금고 예금인출 사태는 일단 소강 흐름에 접어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장 이달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때 이창용 총재의 발언을 되돌아봐도 한은이 이 정도로 안전판을 세우려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하긴 쉽지 않았다.
더구나 이 총재의 발언대로라면 다수의 금통위원들이 가계대출 증가세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대책이 가계대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해도 시중 전반에 유동성을 푸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다소 파격적으로 보이는 이유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가 여전히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가연성을 가진 이슈라는 사실이 최근 들어 다시 부각되면서 정책당국이 손을 맞잡고 방파제를 세워가는 모습이다.
앞으로 물가의 하방 흐름이 좀 더 분명해지면 정책 우선순위의 변화도 뒤따를 수밖에 없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6월 전산업생산 지표는 다소 혼란스럽다. 광공업생산 지표는 자동차생산 부진 영향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했지만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1.0% 늘었고 설비투자도 0.2% 상승했다.
이미 2분기 GDP 지표가 선공개된 상황에서 6월 산업생산 지표의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중요한 건 한은 전망대로 소비의 완만한 반등세가 이어질지, 수출이 회복될지일 것이다. 레인지에 영향을 미칠 만큰의 임팩트는 없어 보인다.
펀더멘털의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선 결국 수급이다.
다음주 국고채 30년물 입찰 분위기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정 부분 헤지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보니 시장을 다소 누르는 부분이 될 듯하다.
다만 8월 30년물 발행량이 이달보다 줄었고 당분간 발행량 감소 추이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늘고 있어 입찰 분위기가 나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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