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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망)-새마을금고 사태와 신용 위기의 경험칙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7. 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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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7월6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미국의 7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좀 더 반영하면서 소폭 약세 출발할 전망이다. 장중엔 새마을금고 뱅크런과 관련한 크레딧시장의 움직임 등을 반영하며 변동폭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연방준비제도의 거의 모든 관계자들이 지난달 회의에서 금리 동결에 동의한 것으로 5일(현지시간) 공개된 회의록에서 확인됐다.

하지만 몇몇(some) 참석자들은 25bp 금리인상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나 6월의 금리동결이 수월히 이뤄지진 않았을 것이라는 인상을 시장에 심어줬다. 물론 6월 점도표를 통해 연준 위원 18명 중 16명이 올해 최소 1번 이상 금리인상을 예상했고 12명이 2번 이상을 예상했기 때문에 딱히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미국의 연내 두 차례 추가 인상안이 살아 있는 한 국내 채권시장도 3.5~3.7% 레인지 장세를 벗어나긴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초부터 채권 롱포지셔너의 주요 논리였던 경기침체론이 최근의 낙관론에 부딪혀 흔들리고 있어 매수 모멘텀도 강하지 않다.

하지만 지난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은행이 전격적으로 파산 신청을 하기 직전의 미국장을 떠올리는 딜러들도 적지 않다. 제롬 파월 의장이 여전히 뜨거운 경기를 잡기 위해 50bp 금리인상 필요성을 언급한 지 하루 만에 SVB 사태가 터졌고 시장금리는 자유낙하했다.

국내 채권투자자 입장에선 최근 급속히 부각되고 있는 새마을금고 사태를 눈여겨보지 않을 수 없을 듯하다.

새마을금고의 부실 논란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어렵게 작년 연말 레고랜드 사태 파고를 넘어 여기까지 왔다.

하지만 이건 새마을금고만의 문제는 아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연계된 수많은 금융기관들이 산소호흡기만 낀 채 부동산 시장이 날아 오르기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현재 금융당국의 시장안정대책이라는 것도 따지고 보면 문제가 된 금융기관들의 생명줄을 6개월씩 연장해 부동산가격이 다시 상승할 때까지 버틴다는 것이다. 새마을금고만 이렇게 문제가 된 건 결과적으로 보면 언론의 관심이 남달랐기 때문으로 봐야 할 듯하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강원도가 2050억원 규모의 춘천 레고랜드 부동산 PF ABCP(자산담보부기업어음)를 부도 처리할 때만 해도 초유의 신용 위기 사태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이 없었다는 점에서 안심은 없다.

지난해엔 연말 자금시장 상황과 맞물리며 위기가 확산됐다. PF ABCP 기피 심리가 고조되는 가운데 전자단기사채 금리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높은 수준의 금리는 다시 투자자들의 지갑을 닫게 만들었다.

정부는 제2의 레고랜드 사태를 막기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인다.

이날 오전에 행정안전부와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이 총출동해 대책을 내놓는다.

하지만 신용 관련 이슈에선 떠들수록 마이너스라는 게 경험칙이다. 12년 전 새마을금고가 뱅크런 우려에 휩싸일 때도 당시 금융위원장이던 김석동 전 장관의 말 한 마디가 불씨로 작용했다.

당장 시장에선 새마을금고가 자금 확보를 위해 보유 채권을 매도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지만, 실상 문제는 '위기의 확산 여부'에 달려 있다.

물론 지금은 연말이 아닌 데다 금융당국의 안정화 대책이 촘촘하게 작동하고 있는 만큼 우려가 제한적인 건 사실이다.

다만 가뜩이나 레인지에 막혀 있는 시장이 크레딧 위기 확산 우려로 다소 위축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