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5월18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미국 부채한도 협상 낙관론과 미국 국채금리 상승 여파로 약세 출발할 전망이다. 다만 여전히 박스권 접근이 대세인 상황에서 미국 국채금리가 레인지 상단에 근접함에 따라 장중 대기매세수도 만만치 않게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익숙한 패턴이다. 부채한도 상향을 위한 협상 시한으로 언급된 6월 1일을 앞두고 미국 정치권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상원이 오는 22~29일 휴회를 앞두고 있어 협상 시한에 대한 압박감이 크다 보니 협상에 더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으로 출국하기 전 기자회견에서 부채한도 협상 실패에 따른 채무불이행(디폴트)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소속인 케빈 맥카시 하원 의장도 이날 CNBC에 출현해 "우리가 디폴트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맥카시 의장의 언급대로 주말까지 협상이 타결되기는 쉽지 않아 보이지만 양측이 세부 사안에서 이견을 좁혀가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 해도 안심은 이르다. 이렇게 낙관론이 차오르다 협상이 난항에 빠졌다는 소식에 다시 한 번 시장이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 해도 세계경제를 인질로 양측이 위험한 도박을 장기간 이어가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부채한도 협상이 결국 타결된다고 전제한다면 결국은 경기다.
소비지출이 현재 미국 경기를 지지하고 있지만 이같은 소비의 지속 여부에 대한 의구심이 적지 않다. 은행권이 신용 한도를 축소하고 있는 흐름 자체가 향후 소비지출을 제한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갑론을박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처럼 변동성이 계속 축소되면 결국 어느 방향으로든 발산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있지만, 모두가 지쳐 떨어질 때까지 이런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시장의 통화정책 변화 선반영과 중앙은행의 선긋기가 평행선을 달리는 국면이 빠르게 종료되는 시나리오는 결국 뭔가 어디서 부러지는 소리가 들리는 경우다.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안정될 때까지 긴축 수준을 최대한 오래 끌고가겠다는 중앙은행의 입장이 관철된다면 크레딧 시장에서 사달이 날 가능성은 커지게 된다.
그리고 크레딧 시장이 압박을 보는 모습을 보일수록 급격한 통화정책 기조 변화와 시장금리 하락 기대는 커지는 역설이 발생하게 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이 그랬다.
크레딧 시장이 연말까지 아무런 문제 없이 멀쩡하다면 역캐리 관리에 따른 압박과 함께 고난의 행군도 길어질 수 있다.
반면 크레딧 시장 불안이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흐름이라면 시장금리의 급격한 하락 전환이 멀지 않았음을 미리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국고채를 중심으로 중장기 채권에 대한 포지션 확충 심리는 유지되는 가운데, 단기물을 중심으로 크레딧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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