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Clipping◆

(초점)-CS 전격 매각과 2008년 학습효과..당국의 철벽 방어와 금리 전략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3. 20. 12:02
반응형

서울, 3월20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크레디트스위스(CS)가 UBS에 인수됨으로써 은행발 금융위기 우려는 진화 국면으로 넘어가게 될까? 국내 시장 참가자들은 "현시점에선 아무것도 알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당장 CS 위기 확산이 글로벌 디레버리징으로 이어지며 또 다른 위기를 불러오는 악순환의 고리는 차단했다는 안도감은 큰 상황이다.

다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도 수많은 사고와 정책 당국의 긴급 대책이 반복됐던 만큼 안심은 이르다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글로벌 정책 당국의 노련함..시장 공격에 효율적 대응

스위스 정부와 국립은행(SNB)은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UBS가 CS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UBS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로 위기에 빠진 CS를 32억5000만달러(약 4조2297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SNB는 UBS의 CS 인수를 지원하기 위해 최대 1000억달러의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CS의 위기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리먼브러더스 파산급 파장을 미칠 재료라는 게 시장 참가자들의 부담 요인이었다. 일단 CS 발 위기 확산의 고리를 차단했다는 데에 시장 참가자들은 큰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다.

더구나 2008년의 경험을 쌓은 정책 당국이 약한 고리를 파고드는 헤지펀드들의 공격에 현재까지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도 신뢰를 주는 부분이다. 미국 FDIC(연방예금보험공사)는 한 주 전 뱅크런 위기에 몰린 SVB를 즉각 폐쇄하기로 결정하고 예금 전액 보장과 은행권에 대한 사실상의 구제금융 조치를 발표하며 급한 불을 껐다.

정책 당국이 자기실현적 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시장보다 한발 앞서 움직이면서 극단적인 쏠림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A 증권사 채권본부장은 "위기 상황을 맞아 또 다른 기회를 발굴하고자 하는 헤지펀드의 움직임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당국의 대응이 너무 빠르다"며 "2008년의 경험들이 중앙은행이나 대형사들의 공조체계를 확고히 한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 당국이 이런 식으로 시장의 공격을 계속 받아내면 투자 심리는 계속 흐트러질 수 있겠지만 급격한 시스템 리스크의 확산 가능성은 작아질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연준 등의 예방적 금리 인하 가능성도 작아지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2008년에도 꾸준히 '빌드업'..금리 전략은 '경기 테마' 이동에 초점

다만 CS의 극적인 인수가 이번 사태의 근본적 해결책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많은 이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상황을 복기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가장 취약한 시장의 고리는 모기지담보부증권(MBS)이었다. 2007년 4월 서브프라임 대출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업체 중 가장 규모가 큰 뉴센추리파이낸셜이 무너진 이후 6월에 베어스턴스가 MBS 손실을 이유로 구제금융을 신청했고 8월부터는 유럽 국가들에서 구제금융 신청이 이어졌다.

9월에는 영국 최대 모기지 업체 중 한 곳인 노던록이 파산했다. 이후 2009년 리먼브러더스가 파산신청을 할 때까지 크고 작은 이슈가 반복되며 붕괴를 위한 '빌드업'이 이뤄졌다고 시장 참가자들은 지적한다.

이번에 일부 은행의 뱅크런을 통해 크레딧 리스크가 표면화된 건 이미 다수의 시장 참가자가 감내할 수 있는 임계점에 다다라 있다는 신호인 만큼 한두 건의 해결만 보고 결코 안심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향후 은행 위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에선 금융 중개 기능을 맡은 은행들의 대출 회수와 경기 전반의 긴축 압박을 전제로 포지션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B 외국계 은행 트레이딩 헤드는 "2008년과 비교해 보면 그때는 진정한 의미의 크레딧 리스크였고 이번엔 연준 정책에 연동한 시장 리스크가 크다"며 "당국이 빠르게 위기 확산을 막고 있

B 외국계 은행 트레이딩 헤드는 "2008년과 비교해 보면 그때는 진정한 의미의 크레딧 리스크였고 이번엔 연준 정책에 연동한 시장 리스크가 크다"며 "당국이 빠르게 위기 확산을 막고 있어 향후 전개를 예측하기 어려운데, 다만 확실한 건 노 랜딩, 소프트 랜딩이 힘들어졌고 하드 랜딩이냐 덜 아픈 랜딩이냐로 초점이 바뀌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민간 쪽에서 부족한 부분을 정책 당국이 채워가면서 사실상 양적 완화의 효과를 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우리도 안심전환대출이나 특례보금자리론을 통해 사실상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추가적인 긴축이 어렵다는 점과 장기 물량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포지셔닝을 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 증권사 채권본부장은 "2008년보다는 은행권 전반에 대한 규제가 탄탄해 위기에 대한 대응력도 어느 정도 생기지 않았을까 싶다"며 "미국 은행들의 경우에도 작년 사업 성과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급격한 전염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최근 사태 이후로 경기 침체 예측이 늘고 있는 데다 소비 심리도 위축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경기 둔화나 물가 압력 완화 등을 감안해 금리 전략을 짜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