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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금융위 전방위 대책 발표에 시간 번 크레딧시장..근본 해결책 부재와 한은 정책 딜레마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2. 10. 2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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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금융위 전방위 대책 발표에 시간 번 크레딧시장..근본 해결책 부재와 한은 정책 딜레마 - Reuters News

 - 금융위원회가 최근 불거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증권사 유동성 우려, 은행채 발행 급증에 따른 시장 교란에 대응해 적극 대응 방침을 밝히면서 채권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금융위의 조치가 현재 크레딧시장의 불안을 해소하는 데 일부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당장 물량은 계속 쏟아지는데 매수 여력이 있는 수요는 줄어들 수밖에 없는 근본적 문제를 해소하긴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국은행의 통화 긴축 기조가 유지되는 상황에선 크레딧시장의 유동성 경색 문제를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여전히 시장을 압박하는 상황이다.

▲ 금융위 크레딧시장 안정책 발표..시장 "시간 벌었다"

금융위원회는 20일 '위원장 특별 지시사항'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단기자금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따른 시장 불안 확산을 막기 위해 필요한 대응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문제가 되고 있는 증권사ㆍ여전사 등의 유동성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한국증권금융을 통해 유동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은행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정상화 조치 유예 등 금융회사 유동성 규제의 일부 완화도 추진할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채권시장안정펀드 여유재원(1.6조원)을 통해 신속히 매입을 재개하고, 추가 캐피탈 콜 실시도 즉각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장 초반 급락세를 보이던 3년 국채 선물이 저점 대비 50틱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채안펀드의 등판과 함께 크레딧시장의 악성 매물이 일부 정리되면서 짧은 만기 채권부터 수급에 온기가 돌기 시작하면 관망하고 있던 대기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금융위가 내년 1분기로 예정된 LCR 추가 상향 일정을 한 차례 연기하게 되면 올해 연말 규제 비율을 맞추기 위해 벌어졌던 은행들의 채권 발행 러시도 주춤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A 특수은행 자금기획 담당자는 "외환시장이 안 좋은데 원화 조달시장마저 경색될 경우 문제가 심각해진다"라며 "연말 부담 때문에 규제 비율을 맞추기 위해 은행들이 서로 급하게 먼저 채권을 찍으려다 이 사달이 난 만큼 금융위의 완화 조치 효과가 작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내년까지 시간을 어떻게 버느냐가 관건인 흐름"이라며 "일단 올해 연말만 넘기면 대내외 금리 인상도 어느 정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높은 금리 채권의 투자 유인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B 증권사 채권본부장은 "채안펀드가 운용되면 일단 크레딧 악성 매물은 정리될 것"이라며 "LCR 비율 정상화 조치가 실제로 유예되고 은행들이 발행을 줄여야 비로소 크레딧시장이 제자리를 찾아갈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이유로 크레딧물이 안 나가니까 국채를 대신 팔아 유동성을 마련하는 상황인데 크레딧물 시장이 안정되면 국채가 가장 먼저 반응할 것"이라며 "시장의 숏 심리를 이용해 베팅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이 그런 걸 제어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근본 해결은 안돼..한은 정책 딜레마

다만 금융위가 내놓은 정책의 한계가 분명해 큰 기대를 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말을 앞두고 투자 기관들의 매수 여력도, 의지도 떨어진 상황이라 당국이 어떤 정책을 내놓아도 수요가 진작되기 쉽지 않은 여건이기 때문이다.

반면 채권 공급 압력은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금융위 발표 직후 국채금리가 급락 반전하는 상황에도 산업은행 등 특수은행들은 전날 민평보다 35bp 높은 수준에 수요자를 찾고 있다. 특수은행들이 시중자금을 먼저 흡수하니 시중은행들도 여전히 만기가 짧은 쪽으로 발행에 나서면서 단기 자금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연말로 갈수록 경기가 악화하는 만큼 대출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책자금의 역할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면 결국 특수은행채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딜레마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은행들이 민간평가사 금리보다 30~50bp씩 높은 수준에서 묻지 마 발행을 이어가며 그나마 남아 있는 시중 자금을 쓸어가면 가뜩이나 연말 시즌을 맞아 수요 찾기가 힘든 크레딧물은 후폭풍을 맞게 된다.

여기에 한국전력, 주택금융공사 등 역시 정부 정책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회사들의 채권 발행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 보니 공급 부담이 시장을 무겁게 짓누르는 상황이다.

결국 누가 이 채권들을 매입할 것이냐의 문제로 귀결되는데 시장 참가자들은 또 한 번 한국은행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 2020년 코로나 팬데믹 당시 시행됐던 한은의 저신용등급 포함 회사채ㆍCP 매입기구(SPV)를 재가동할 필요성이 우선 제기되고 있지만, 향후 상황 변화에 따라 증권사 지?坪?위한 무제한 RP 매입을 재개해야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은이 이같은 노골적인 유동성 완화 정책을 펴기 어렵다는 점이다.

당장 11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해야 할지 25bp 인상해야 할지를 놓고 격론이 벌어지는 게 현실인데 한은의 적극적인 유동성 지원 조치를 기대할 수 있겠느냐고 시장 참가자들은 자문하고 있다.

C 외국계 은행 트레이딩 헤드는 "지금이 연초라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1년짜리 크레딧물부터 온기가 돌 여지가 있지만 지금은 대차대조표 관리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연말이라 수요에 한계가 있다"며 "금융위 발표 덕에 시장이 강해지면 다들 이 기회를 틈타 포지션을 줄이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지났는데 아무도 사는 사람이 없다는 걸 확인하게 되면 결국 셀 오프가 반복될 뿐"이라며 "미국 통화정책이 달라지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D 시중은행 자금부장은 "결국 한은 지원 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한 상황인데 지금 한은에 유동성을 풀라고 요구하는 게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한은이 유동성 지원을 할 것 없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데 기준금리 인하는 고사하고 더 큰 폭으로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는 게 딜레마"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