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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채권시장 막힌 혈 뚫은 주상영 위원..어디까지가 금통위 컨센서스일까?

폴라리스한 2022. 4. 1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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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채권시장 막힌 혈 뚫은 주상영 위원..어디까지가 금통위 컨센서스일까? - Reuters News

 - 주상영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공석인 한국은행 총재 대신 통화정책 방향 기자간담회에 나서 질의응답을 마친 후 채권가격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인상을 이미 선반영했다는 인식에 더해 통화 긴축 속도에 대한 우려를 희석시킨 주 위원의 발언이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주 위원이 4월과 5월의 연속 인상 가능성을 일축한 것과, 향후 통화정책이 성장의 하방 리스크에 좀 더 무게를 둘 수 있다고 밝힌 것 등이 금리 하락 모멘텀을 키웠다.

문제는 주 위원이 그동안 자타공인 비둘기파로서의 입지를 구축해 왔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시장 참가자들 입장에선 주 위원의 이번 기자간담회 발언에 개인의 소신이 어느 정도 피력돼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날 주 위원의 언급과 다음 달 기자간담회에 데뷔하게 될 신임 한은 총재의 발언에 간극이 있을 경우 혼란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 관련기사 (Full Story))

▲ 주 위원 발언, 금통위 컨센서스와 크게 어긋나지 않아

물론 이날 주 위원의 발언은 기본적으로 한은 집행부와의 교감하에 이뤄졌다. 주 위원과 한은 집행부는 14일 통화정책 회의를 마친 후 기자간담회가 열리는 11시20분까지 1시간여 동안 취합된 질문을 가지고 세심하게 답변을 준비했다. 이는 한은 총재가 기자간담회를 준비할 때와 다르지 않은 절차다.

한-미 금리차 역전에 따른 자본 유출 가능성, 경제 펀더멘털을 반영한 적정 환율 수준, 국고채 금리의 오버슈팅 여부에 대한 판단, 국고채 단순매입 원칙 등 주 위원의 일부 발언은 이주열 전 한은 총재의 발언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기도 했다.

통화정책 방향 의결문에서 금리 인상 효과를 지켜본다는 표현을 삭제한 것과 관련해 5월 기준금리 인상 등 확대해석을 하지 말라는 주 위원의 발언 역시 금통위의 분위기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통방 의결문에서 금리 인상 파급효과를 지켜본다는 표현을 삭제한 게 5월 추가 인상을 시사한 게 아니라는 점은 확실하다"며 "금통위 전반적으로 5월 금리 인상을 시사하고 그런 분위기는 아니었다"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충격이 예상했던 것보다 크며 앞으로 물가 상방 리스크뿐 아니라 성장 하방 위험도 균형 있게 동시에 고려할 것이라는 주 위원의 언급 역시 컨센서스에서 크게 어긋나는 것은 아닌 듯하다. 다만 주 위원의 발언에 대한 시장 반응과 한은 집행부의 해석에는 일부 온도차가 있어 보인다.

또 다른 한은 관계자는 "오늘 주 위원의 발언은 금통위원들의 컨센서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본다"며 "물가와 성장을 앞으로 균형 있게 본다는 건 어느 정도 원론적인 발언으로 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도 언제나 물가와 성장을 균형 있게 보는데, 다만 실제 경제와 물가의 상?하방 리스크가 어느 쪽으로 편향되느냐는 다른 문제"라며 "물가 쪽 리스크가 크면 물가로 기울면서 커뮤니케이션이 매파적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통화정책 경로 판단 일러..새 한은 총재 발언 지켜봐야

시장 참가자들은 당장 통화 긴축 가속화에 대한 우려를 일정 부분 덜었다면서도 주 위원의 발언만으로 향후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판단을 내리는 것은 위험하고 또 어렵다는 입장이다.

주 위원의 발언 내용이 금통위 컨센서스와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고 해도 전체적인 발언의 톤과 내용의 비중을 살펴볼 때 채권시장 안정에 좀 더 치중하는 커뮤니케이션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음 주로 예정된 인사청문회를 통해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의 상황 인식을 확인하면서 향후 임지원 금통위원 교체에 따른 금통위 전체의 색깔 변화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는 게 시장 참가자들의 지적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본부장은 "주 위원 발언을 어느 정도 걸러 들어야 한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유가가 다시 130달러까지 찍으면서 올라가지 않는다면 결국 현재 시장금리 수준이 과하다는 걸 모두가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오늘 강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모든 게 금리 인상과 연관돼 있는 듯해 보이지만 물가가 여기서 더 빠르게 오를 수 있느냐에 대한 고민을 모두 하고 있다"며 "새로운 한은 총재의 이야기와 향후 경제지표 흐름 등을 확인하면서 시장이 다시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