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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긴급 유동성 지원제도 준비하는 금융당국..원화채시장 안전판 될까?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2. 7. 1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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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긴급 유동성 지원제도 준비하는 금융당국..원화채시장 안전판 될까? - Reuters News

금융당국이 국내 금융시장의 유동성 위기 발생에 대비해 은행,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긴급 유동성 지원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회사의 자본확충을 상시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안전판을 선제적으로 마련하려는 금융당국의 시도가 크레딧물을 포함한 원화채시장 전반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도 큰 상황이다.

▲금융당국, 예보 활용한 긴급 유동성 지원제도 준비

금융위는 지난달 23일 김소영 부위원장 주재로 열린 '금융리스크 대응 TF' 회의에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금융회사의 부실위험 차단을 위한 선제적 자금지원이 가능하도록 관련 제도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시적으로 도입됐다가 사문화된 금융안정기금을 재정비해 국내 금융시장의 시스템 리스크를 조기에 차단하는 방패막으로 삼는다는 게 금융위의 복안이다. 현재 부실 금융회사의 정리 기능을 맡고 있는 예금보험공사가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금융회사의 비예금부채에 대한 지급보증을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금융위는 관련 내용을 구체화해 이달 중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예보는 금융회사에 부실이 났을 때 정리하려고 들어가는데 지금 검토되는 건 부실 전 단계에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금융회사에 대한 지급보증을 하는 부분"이라며 "이미 검토는 어느 정도 돼 있다"고 말했다.

긴급유동성지원제도의 적용 대상은 은행뿐 아니라 비은행 금융기관을 전부 포괄할 전망이다. 현재 예보의 보증 대상인 은행, 저축은행뿐 아니라 생명보험, 손해보험, 증권회사가 포함된다. 단기 금융시장의 유동성 리스크 발생에 대비해 여신전문업체 등도 포함시키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특별히 재무적으로 문제가 없는 금융회사들까지 단기 유동성 부족에 시달릴 때 이들의 신규발행 후순위채 등에 대해 예보기금이 보증을 하는 식이다.

금융사들이 보증 수수료 성격으로 일정 비용을 예금보험공사에 지불하는 대신 예보는 유동성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금융사들의 신규 채권발행에 지급 보증을 서는 것이다. 모럴해저드를 방지하기 위해 특정 금융사가 아닌 여러 금융사의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때에만 지급보증을 하는 방식도 검토되고 있다.

이같은 기금 운용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지난 2016년 활용됐던 자본확충펀드의 기능을 상당 부분 포함하는 것이다. 자본확충펀드는 한국은행이 대출한 자금으로 특수목적기구(SPV)가 은행의 후순위채권, 신종자본증권을 매입해 은행의 자기자본을 확충하는 데 사용됐다.

▲금융당국 선제적 조치 필요성 커져..원화채 안전판 기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으로 국내외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 긴급 유동성 지원제도의 필요성은 빠르게 부각되고 있다. 주요국들의 급격한 통화 긴축 속에 대출 차환 압력이 가중되면서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기업이나 차주의 신용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과 자산가격 하락에 따른 손실 압박도 커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와 보험사의 시가평가대상 채권 규모는 각각 244.1조원, 336.8조원인데 시장금리가 100∼200bp 상승할 때 각각 1.6∼3.3조원, 36∼72조원의 평가손이 발생한다.

또 증권사와 보험사의 지난해 말 기준 주식 보유규모(24.5조원, 46.0조원)를 감안했을 때 주가 20% 하락시 4.9조원, 9.2조원의 주식평가손이 발생하는 것으로 한은은 추산했다.

신용위험과 자본손실 우려로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히 레버리지를 축소하는 과정에서 여전채를 중심으로 크레딧 스프레드가 빠르게 확대되는 등 원화 크레딧물 시장도 압박을 받고 있다.

금융당국이 긴급 유동성 지원제도와 같은 안전판을 구축하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A외국계은행 자금부장은 "지금까지 시장이 직면한 건 금리 상승 리스크였는데 여기서 누군가 '저기 위험하다'며 손가락질을 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크레딧 리스크가 시작된다"며 "일단 문제아로 몰린 곳은 증권사든 저축은행이든 유동성이 마르고 코너에 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관건은 금융회사들이 어떤 유동성 위기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것"이라며 "금융당국이 방향은 잘 잡은 듯하다"고 말했다.

B증권사 채권본부장은 "많은 증권사들이 현재 크레딧물을 떠안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러다 한 두군데 나가떨어지면 걷잡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게 지금 시장참가자들의 가장 큰 두려움"이라며 "금융당국의 선제적 조치가 크레딧물 시장 안정을 넘어 원화채시장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