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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채권/전망)-금리 하락 '학습효과 랠리' 기대 경계해야 하는 이유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11. 8.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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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1월8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달러/원 환율은 미국 국채금리 반락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재개, 한국을 관찰대상국에서 제외한 미국 재무부의 조치 등에 힘입어 소폭 하락 출발한 후 1300원을 전후로 등락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채권시장 역시 미국 국채금리 하락을 반영하며 강세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단기 레인지 하단 인식으로 유입된 매물에 장중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최소한 올해까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원화 자산 시장 전반의 분위기가 확실히 돌고 있다.

미국 금리가 고점을 잡지 못하고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이머징 국가 등을 중심으로 충격이 확산되는 시나리오를 프라이싱해 왔던 곳들이 포지션을 언와인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의 추가 긴축 우려 완화가 미국 금리에 일정 부분 캡을 씌워주면서 '걷잡을 수 없는 사태'에 대한 우려를 줄여준 셈이다.

하지만 긴축 우려가 끝났으니 바로 인하 기대를 프라이싱해야 하는 상황이냐 하면 그건 아니다. 미국 경기는 금리인하를 프라이싱하기엔 여전히 너무 견고하다. 시장은 내년 두 차례 금리인하를 선반영하고 있는데 결국 이 인하 횟수 기대가 늘어나느냐, 줄어드느냐가 관건이다.

올해 연말, 내년 연초에 미국의 경제지표가 다시 한 번 튀어오르는 상황이 혹시라도 발생할 경우를 아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현 시점에선 섣불리 접근하기 어렵다.

더구나 인하 기대가 표면화하기 전까지 미국은 수급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는데 수급만 보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4.5%를 바라보고 있는 현재 레벨부터는 추가 매수 메리트가 크지 않다.

달러 지수는 결국 주요국간 상대적 실적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최근 유럽의 암울한 전망을 감안할 때 급격한 트렌드 전환을 예상하기 쉽지 않다. 전날 발표된 중국의 10월 수출 증가폭이 예상을 크게 하회하는 등 중국의 경제위기 테마가 여전한 것도 달러의 급격한 위상 반전을 어렵게 하는 부분이다.

역외 포지션 정리와 네고의 급한 유입에 힘입은 숏커버 장세는 일단 마무리된 모습이다. 달러/원 환율은 당분간 1290원을 하단으로 1300원 초반 대에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고용에 이어 소매판매 지표까지 금리인하 횟수에 영향을 미칠 지표가 추가될지 여부가 중요한 상황이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외국인이 과연 한국 주식 매수를 본격적으로 재개할 것이냐도 환율의 방향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채권시장도 일단 정체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매수 재료가 더 우세한 상황이다. 최근 물가 반등폭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시장을 압박했는데 국제유가가 급락세로 돌면서 분위기가 반전할 여지가 생겼다.

물가부담이 줄어든다는 전제하에서라면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코너에 몰려 있는 현 정권이 선거 직전까지 통화정책 완화를 공개적으로 요구할 가능성도 커진다. 서민, 자영업자들의 고금리 부담 이슈가 향후 선거 국면을 좌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라진 인플레이션 여건과 높은 가계부채 규모, 현재 금통위원들의 성향을 감안할 때 한국 역시 이전과 같은 금리 랠리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높은 가계부채 수준이 물가와 경기만을 고려한 금리인하를 어렵게 할 가능성이 이전보다 확실히 커졌기 때문이다.

내년에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진다고 해도 그 횟수와 속도가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크레딧 이벤트 등이 발생해 극단적 유동성 위기가 도래하지 않는다는 가정에서의 진단이다.

연말로 다가가면서 내년 프라이싱이 이뤄지기 시작하면 채권 롱의 기운이 좀 더 선명해질 가능성은 여전하다.

다만 이전처럼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달릴 정도의 랠리는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