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1월7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미국 국채시장이 최근 랠리를 일부 되돌리며 속도조절에 나선 가운데 국내 외환, 채권시장도 소강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달러/원 환율은 1290원대 후반에서 1300원대 초반 사이에서 레인지를 가늠하는 움직임이 예상되며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9% 수준에서 공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10월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지표 발표 이후 외환시장에서 두드러진 건 1400원대 재도래 전망의 후퇴다. 분위기를 봤을 때 달러/원 환율이 한 번은 1400원대를 시도한 후 더 망가지든 회복하든 할 것이라고 많은 이들이 내심 전망해 왔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적어도 현 시점에선 미국의 통화긴축 기조 중단 가능성이 커 보이다 보니 환율 1400원 불가피론을 들고 달러 매도를 이연시켰던 업체들이 급해진 듯하다.
해외 투자 계획이 잡혀 있는 곳들은 해외 배당소득을 국내로 들여와도 굳이 달러를 팔기보단 보유하는 걸 선호하다 보니 시장 수급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반면 중공업체 등은 향후 환율 하락이 직접적인 마진 하락으로 이어지는 만큼 시계가 짧고 시장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환율이 오를 때는 더디지만 막상 환율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면 우후죽순으로 튀어나오며 변동성을 키운다.
단기적으론 그동안 잠잠했던 중공업체 수급이 급하게 유입되며 숏커버 장세가 펼쳐지는 흐름이다.
또 한 가지 변수는 반도체 가격이다.
메모리반도체 시장 선행지표로 평가되는 D램 현물가격이 대규모 감산 효과, 정보기술(IT) 수요 회복 등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외환투자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D램 업황이 4분기를 기점으로 호황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기대는 역외 기관들의 공세의 날을 무디게 만든 결정적 요인으로 봐야 할 것이다.
다만 미국의 금리인하가 가시화되지 않은 시점에 과연 원화 강세 추세가 얼마나 유지될 것이냐에 대해선 의구심이 큰 상황이다. 올해 초처럼 드라마틱한 하락세를 보이며 1200원대 초반까지 진격하기에는 모멘텀이 너무 부족하다. 결국 1200원대 후반대에서 지지선을 다진 후 연말까지 제한적 레인지를 그리며 움직일 것으로 보는 게 현실적이다.
채권시장도 마찬가지다. 미국 국채금리가 단기간에 크게 빠지며 원화 채권시장도 반응을 하긴 했지만 여기까지다. 금리인하 기대 없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4.3~4.5%선을 하향 이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미국 시장에 내년 5월 정책금리 인하 기대감이 피어오르곤 있지만 한 두번의 물가, 고용지표로 분위기가 역전되는 것도 순식간일 수 있다.
예상보다 높은 국내 물가 수준까지 감안하면 한국 역시 조기 금리인하를 기대하기 쉽지 않은 분위기다. 물론 공매도 금지 카드까지 꺼내든 현 정권이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 전에 무슨 정책이든 못 쓰겠느냐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
다만 이런 정치공학 논리로 밀어붙이기엔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 당장 미국 금리의 방향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금리인하 기대는 너무 나간 측면이 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급격히 방향을 선회할 경로는 결국 크레딧 이벤트뿐이다. 금리인상 기조의 마무리 국면에서 크레딧 이벤트가 우후죽순처럼 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금융당국이 어떻게든 틀어막으면서 총선까지 끌고 갈 수도 있다. 이 시나리오 역시 아직 프라이싱하기엔 이르다는 말이다.
국고채 3년물 3.9% 전후, 10년물 4% 전후를 단기 금리 하단으로 보면서 당분간 숨고르기에 나서는 게 맞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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