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0월13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은행들의 연내 만기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 선호로 고시금리와 시장금리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인식이 큰 상황에서 CD 3개월물이 고시금리 수준에 발행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발행과 유통량이 제한적인 CD시장의 한계가 특수 수요와 맞물린 만큼 고시금리와 시장금리간 괴리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은행 연내물 선호가 만든 고시-시장금리 왜곡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부산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 12일 CD 3개월물을 각각 100억원, 450억원씩 발행했다. 이날 CD 발행이 시장참가자들의 주목을 끈 건 발행금리가 전날 고시금리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CD금리가 적정 수준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는 지적은 지난달부터 제기됐다. 미국 국채시장의 수급 불안과 고금리 장기화 전망으로 대내외 시장금리가 급등했음에도 CD 고시금리는 거의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CD 3개월 고시금리가 3.82%인 현재 CD 6개월물 금리는 4%에 달하고 있다. 은행채 1개월물 금리조차 3.84%로 CD 3개월물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 내년 3월 만기 예금담보금리의 경우 4.17%에 형성되고 있다.
주변 여건을 감안할 때 3개월 CD가 3.9% 전후에 거래된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판단이다.
CD 고시금리가 움직이지 않은 건 발행 부진과 은행들의 연내물 선호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연말이 되면 금융기관이나 기업들 모두 유동성비율과 재무제표를 관리하는 데 집중하면서 기존에 운용했던 자금을 회수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이 때문에 연말로 갈수록 해를 넘기는 만기물 채권의 수요를 찾기는 힘들어지고 발행을 하려면 그만큼 프리미엄을 더 얹어줘야 한다.
은행들 입장에선 굳이 CD개월물을 발행할 유인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프리미엄을 더 주고 2024년 1월 만기 CD를 발행할 이유도 없었다. 이 때문에 CD 3개월물이 발행되더라도 연내물만 발행되면서 금리 상승 압력이 제한된 것이다.
A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은행들이 해를 넘아가는 CD를 발행했다면 금리가 당장 5~10bp 정도 올랐을 텐데 그동안 연내물만 발행해 왔으니 금리가 오르지 않았다"며 "일부에서 12월29일 만기로 CD 3개월물을 발행했는데 연내물은 상당한 수요가 있었고 은행들도 프리미엄을 주고 높여서 발행할 이유가 그동안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문제는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은행들이 해를 넘기는 만기 3개월물을 발행하기 시작하면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CD금리 상승은 시간문제라는 전망의 근거였다.
▲CD 고시-시장금리 괴리 지속 가능성..특수 수요가 만든 변수
하지만 내년 1월12일 만기 CD 3개월물이 3.82%에 찍히면서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시장에선 3.82% 금리에 3개월 CD를 매입한 기관에 대해서도 다양한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일단 지속적인 수요라기보다는 특수 수요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증권사 서너군데를 통해 수요가 들어왔다"며 "발행금리가 당초 생각했던 수준보다 낮았던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산운용사 등에 특수 수요가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CD 발행 수요가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에서 일단 낮은 금리 수준에 소규모라도 발행이 이뤄지면 적정 금리 수준으로 회복되는 시간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B은행 자금부장은 "솔직히 왜 이 금리에 CD를 매수했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있긴 하다"며 "특수 수요가 계속 있을 수는 없기 때문에 금리가 점진적으로 올라갈 거라고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C은행 자금부장은 "지금 정상 수준이라면 CD 고시금리가 3.80%대 후반까지는 가야 한다고 본다"며 "코리보 금리도 CD보다는 높다"고 말했다.
그는 "소규모 발행으로 지금의 고시금리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있지만 저걸 대규모로 발행한다면 전혀 다른 상황이 될 것"이라며 "고시금리와 시장금리 간에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D자산운용사 채권매니저는 "연말로 다가가면서 괴리가 심해지는 시기인데 이렇게 특수 수요를 잡아서 콕 찍어버리면 고시금리가 시장과 동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고시체계가 바뀌면서 실세금리 반영이 빨라지는 것 같긴 한데 지금처럼 매매가 없는 상황에서 저렇게 소규모 거래로 고시금리가 결정되면 왜곡의 시정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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