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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한은 총재 이례적 '빅스텝' 여지 발언, 환율 경고 욕심 담겼나?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2. 5. 16.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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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한은 총재 이례적 '빅스텝' 여지 발언, 환율 경고 욕심 담겼나? - Reuters News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향후 50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발언으로 채권시장에 충격을 안긴 가운데 발언 배경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까지 고물가와 경기둔화 가능성을 놓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한은 총재가 매파적 시그널링을 강화한 것이라는 해석이 적지 않지만 신임 총재가 달러/원 환율 급등에 제동을 걸기 위해 과욕을 부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 한은 총재 이례적 '빅스텝' 여지 발언, 환율 경고 목적?

이 총재는 16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추경호 경제부총리와의 조찬 회동 이후 열린 질의응답에서 미국처럼 한국도 50bp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한가에 대한 질문에 "우리나라 데이터가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빅스텝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내 통화정책의 빅스텝 여부는 앞으로 국내 물가와 성장 상황이 어떻게 변화할지를 봐야 판단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일면 원론으로 볼 수 있는 답변이지만 한은 역사상 기준금리가 50bp 인상된 적이 없고 이 정도의 가능성을 언급한 어떤 한은 총재도 없었음을 감안하면 이날 발언이 간과하기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게 시장참가자들의 평가다.

이 총재의 발언 자체가 모순된 메시지를 품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총재는 한국과 미국의 경제 펀더멘털 차이를 감안할 때 한미 금리차 역전을 국내 통화정책의 절대적 요인으로 봐선 안 된다면서 현재까지 상황만 보면 50bp 인상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총재의 이번 발언이 당장 5월 50bp 가능성을 열어둠으로써 시장참가자들에 대비하도록 하기 위한 게 아니라는 의미다.

그렇다고 5월에 통화정책이 휴지기에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현재 시장에선 5월에 기준금리가 25bp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통화정책은 물가와 성장 지표를 지켜보면서 그때그때 결정한다"는 원론적인 발언이 나와야 하는 시점에 "빅스텝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폭탄발언이 터지면서 마치 가이드라인처럼 시장을 옭매게 된 셈이다.

이같은 메시지의 혼선을 감안할 때 이 총재의 이날 발언은 최근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달러/원 환율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기 위해 계산된 것 아니냐는 진단이 나온다.

외?물窩뵉?트레이딩헤드는 "금통위가 당장 이번달에 50bp 금리인상을 할 게 아닌데 언젠가 50bp 인상을 할 수도 있다 식의 발언은 좀 황당했다"며 "그야말로 지금의 환율 레벨에 대해 얼마나 불편한지를 드러내면서 개입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총재 발언의 타깃은 역외 FX투자자들인 듯한데 별다른 영향은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오히려 통화정책 경로에 대한 혼란만 불러와 채권시장 불안만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 파월 발언 반면교사?..한은 "원론적 발언으로 이해해주길"

하지만 통화당국이 지금처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통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점엔 정책 수장의 확고한 의지 표명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예상과 달리 75bp 자이언트 스텝과 선을 그었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발언이 이후 시장을 오히려 불안하게 만들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파월 의장의 비둘기 발언이 이후의 경제지표와 함께 부정되면서 급격한 통화정책 기대 반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수요와 공급 충격이 복합적으로 발생해 물가 오름세가 심화된 상황에서 이 총재가 시장 기대수준을 앞서며 물가 상승에 적극 대응하는 게 물가의 균형 수준 복귀를 위해 더 성공적인 의사소통일 수 있다는 평가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채권애널리스트는 "지금은 중앙은행이 완화적으로 가면 오히려 금융시장 안정이 어렵다는 인식이 오늘 이 총재의 발언에 투영된 게 아닌가 싶다"며 "이런 상황에선 오히려 세게 나가야 인플레이션이 잡힐 수 있고 채권금리도 안정되니까 그런 면에서 계산된 커뮤니케이션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 우선순위를 금융시장의 안정이나 경기 연착륙에 두면 인플레이션이 오히려 통제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총재 입장에선 시그널링 효과를 많이 생각한 듯하다"고 진단했다.

한은관계자들은 이번 이 총재 발언을 원론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물가 상승률이 크게 높아지고 앞으로도 당분간 물가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통화정책을 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예를 들면, 국제유가 상승이나 환율 뿐 아니라 최근 인도의 밀수출 금지조치와 같이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향후 물가 전망의 불확?퓬봉?매우 큰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