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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망)-정부와 한은의 동상이몽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7. 5.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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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7월5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전날 장막판 조정폭 과대 인식에 장 초반 소폭 강세 출발할 전망이다. 장중엔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수, 대외 금리 움직임 등에 연동하며 변동폭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어제 시장이 밀린 건 의외라고 볼 수 있다. 소비자물가는 21개월 만에 2%대에 진입했고 정부는 하반기 채권 수급 안정을 위한 방안을 내놓았다.

정부가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3%로 내놓은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는 한은이 지난 5월말 내놓은 전망치(3.5%)보다 0.2%나 낮다.

한은이나 정부나 전망을 위해 보는 지표가 비슷하고 올해가 이제 6개월 여밖에 남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물가전망치 0.2%p 차이는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아마도 한은이 올해 84달러로 예상한 유가 전제치를 크게 낮춘 것으로 봐야 할 듯하다.

물론 정부의 물가전망은 이전부터 기계적 전망이라기보다 의지의 표현일 때가 많긴 했다. 이렇게 보면 올해 하반기 물가 전망의 최대 상방 리스크 중 하나인 공공물가에 대해 정부가 동결 방침을 분명히 한 것일 가능성도 엿보인다.

최근 추 부총리가 라면값까지 저격한 것을 감안하면 어떤 식으로든 물가를 더 끌어내리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기상이변 등 특별한 외적 요인이 없다면 물가안정 기류가 분명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울 듯하다.

시장이 밀린 건 2%대 물가 베팅에 대한 되돌림 측면에서 이해해야 할 듯하다.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판 정도의 움직임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정부와 시장간 신뢰의 문제는 짚고 넘어갈 수밖에 없을 듯하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의 핵심은 결국 수출과 투자 등 경기 부양이다.

하지만 대규모 세수 감소에 따른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함정이다. 정부는 국민의 세 부담을 오히려 낮추겠다며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종전 수준인 60%로 유지했다. 당초 시장에선 정부가 이번 경제정책방행에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에서 80%로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정부는 동결을 선택한 것이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세금 인하 정책은 유지하면서 추가경정예산 편성은 없다고 하니 시장에 여전히 의구심이 남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정부는 하반기 국고채 발행량이 상반기보다 크게 줄어든다고 어필했지만, 상반기 발행량을 감안할 때 딱히 어렵지 않게 도출되는 숫자를 그럴 듯하게 포장만 한 것이라는 지적도 가능하다.

다만 정부의 의지를 과소평가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정부관계자들은 야당과의 정책 대비를 선명하게 가져가야 내년 선거에서 더 많은 표를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을 드러내고 있다. 더구나 내년 선거에 대한 자신감이 워낙 크다 보니 당장 선심성 정책을 꺼내 들 필요성은 그다지 느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참가자들 입장에선 하반기 정권의 지지율과 경기, 올해 세수 전망까지 확인한 9월에야 추경 여부나 규모를 가늠할 수 있을 듯하다.

정부가 금융권을 통한 우회적 자금 투입을 통해 경기 부양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한은은 대출 증가 등에 대한 경계감을 지속적으로 내비칠 가능성이 있다. 당장 한, 두달 사이에 통화당국의 스탠스가 급변할 가능성이 낮아 보이는 이유다.

사정이 이렇게 되니 다시 3.5~3.7% 레인지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급격히 둔화되는 '서프라이즈'가 아니라면 일단 레인지 유지를 전제로 두고 기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