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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달러/원 1300원 '판도라의 상자'인가..고민 커지는 외환딜러들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2. 5. 12.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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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달러/원 1300원 '판도라의 상자'인가..고민 커지는 외환딜러들 - Reuters News

 - 달러/원 환율이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며 1300원대를 향해 전진하고 있다.

5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정책회의와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표 발표라는 두 가지 큰 이벤트를 마무리했지만 달러/원 환율은 이렇다 할 변곡점을 맞지 못한 채 상승 추세를 굳히는 모습이다.

12일 달러/원 환율은 1290원대를 위협하며 2020년 3월 이후 최고치로 껑충 뛰었다. 달러/원 1285원선은 시장참가자들이 1300원대로 가기 위한 최종 저항선으로 여긴 레벨이었는데 이를 상향 돌파한 만큼 1300원대로의 직행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

달러/원 1300원대가 본격 가시권에 들어온 가운데 이후 시장 상황을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시장참가자들의 고민도 적지 않다.

▲ 달러/원 1300원대 의미

달러/원 환율이 1300원대에서 거래된 것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마지막이었다. 2008년 7월 1000원을 밑돌았던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며 2009년 3월에는 1600원 근처까지 폭등한 바 있다. 그만큼 달러/원 1300원대는 위기를 연상시키는 위협적인 레벨이다.

현재 전 세계 물가 고공행진과 공격적인 통화긴축, 그리고 경기침체 우려 등 복합적인 불안 요인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치며 국제 금융시장 판이 제대로 흔들리고 있고, 이런 가운데 달러/원 환율은 1300원대를 향해 연일 진격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렇다 할 제동 없이 환율이 계속 오르고 있지만, 비단 원화의 문제많은 아니라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달러/원 환율은 26개월 최고치지만, 달러지수는 20년 만의 최고치다.

또한 연간 달러/원 상승률은 8%대로 달러지수 상승률과 같다. 역외 달러/위안 상승률은 약 7% 대지만 최근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가파르다.

외환당국이 연일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단행하고 있는 것으로 시장참가자들은 추정하고 있지만 나홀로 원화 약세가 아닌 만큼 달러와의 보폭 맞추기에 주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아직 외화자금시장내 이상징후도 찾기 힘들다.

▲ 1300원대 예전과 다르다 vs 알 수 없다

시장 일각에서는 최근 달러/원 환율이 꾸준하게 계속해서 올라온 패턴을 주목하고 있다. 외환당국도 매번 강조했듯이 달러 강세 여건에서 다양하고 견조한 달러 수요 때문에 환율은 상승 추세를 그려왔다. 에너지 수입 확대, 해외투자 수요에 더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와 환 헤지 확대 등 다양한 달러 수요가 환율을 밀어 올린 것이다.

이를 달리 말하면 달러/원 '빅 피겨' 변화 만으로 시장 내 급한 손바뀜이나 역내 포지션 쏠림이 나타나면서 환율이 급등할 위험은 줄었다는 의미도 된다.

한 시장 전문가는 "빅 피겨가 깨지면 손절성 물량이 쏟아지면서 환율 반응이 커지고는 한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가 그랬다. 과도한 달러 매도 헤지와 달러 매수를 늦춘 결제업체들이 환율이 반대로 움직이자 포지션과 수급이 한꺼번에 쏠리면서 환율이 폭등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에 환율이 야금야금 올라오면서 포지션 쏠림이 크지 않았다"며 "이 과정에서 투기세력들이 달러를 사고, 국내 자산에 대한 헤지비율을 높여왔다면 환율이 1300원대로 올라간다 해도 이전과 같은 수급 쏠림 발 환율 폭등은 예상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A 은행 외환딜러는 "대외 여건과 수급 상황을 반영해 환율이 올라온 측면이 명백하게 있고, 현재 리스크가 극심한 상황이냐라고 하면 아니라고 본다"면서 달러/원 환율 1300원대 자체를 확대 해석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수급 측면에서 기업들의 헤지물량이나 외인들의 한국 자산에 대해 헤지를 해야 하는 손익분기점이 될 수준까지 환율 올라간다면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리스크는 있다"면서 외인 자본 동향이 핵심 변수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강달러 강도와 지속 여부가 핵심 변수인 상황에서 수급이 더욱 쏠릴 수 있어 시장 상황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달러/원 1200원대와 달리 1300원대는 별다른 저항선이 없는 새로운 구간이다. 그러면서 고환율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이어졌다.

B 은행 외환딜러는 "굳이 숏을 갈 이유가 없는 상황에서 결제만 계속 급해지면서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위기인 듯한데 위기라 생각들은 안하는 것 같다. 시장 여건이 아슬아슬하다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