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6월12일 (로이터)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까지 물가안정에 방점을 둔 통화정책을 펴 왔다면 앞으로는 물가와 성장간 상충관계를 감안한 정교한 정책대응이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달라진 대내외 금융시장 환경을 감안해 향후 공개시장운영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는 방침도 천명했다.
이 총재는 12일 '한은 창립 73주년 기념사'에서 "지난 1년간은 우리를 포함한 대부분의 중앙은행들이 높은 물가상승률로 인해 공통적으로 빠르게 금리를 인상했고, 우리 국민 사이에도 물가안정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지만 올해는 국가별로 물가 오름세와 경기 상황이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그 결과 물가와 성장 간 상충관계(trade-off)에 따른 정교한 정책대응이 중요해졌다"며 "그 과정에서 각국 중앙은행의 능력이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물가오름세가 다행스럽게 지난달 3.3%까지 낮아졌지만 기조적 물가흐름을 나타내는 근원인플레이션은 아직 더디게 둔화되고 있어 안심하기에는 이른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인플레이션 둔화속도를 면밀히 점검하는 가운데 성장의 하방위험과 금융안정측면의 리스크, 그리고 미 연준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변화도 함께 고려하면서 정책을 더욱 정교하게 운용해 나가야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주택시장의 부진이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부동산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금융부문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중장기적 시계에서는 금융불균형이 재차 누증되지 않도록 유관기관과 협력해 가계부채의 완만한 디레버리징 방안을 찾아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공개시장운영제도 개선과 관련한 입장도 밝혔다.
이 총재는 "비은행 금융기관의 중요도와 시스템의 복잡성이 증대됐기에 은행만을 대상으로 해서는 국민경제 전체의 금융안정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권이 없다는 이유로 이 문제를 방치할 수는 없는 만큼 감독기관과의 정책공조를 더욱 강화하고, 필요하다면 제도 개선을 통해서라도 금융안정 목표 달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까지는 기조적인 경상수지 흑자로 국외부문으로부터 대규모 유동성이 계속 공급되어 왔기 때문에 한은의 유동성 관리 또한 이를 흡수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 운용되어 왔지만 대내외 경제구조가 달라지면서 경상수지 기조는 물론 적정 유동성 규모 등이 변화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따라서 유동성 조절도 흡수일변도에서 벗어나 평상시에도 탄력적으로 유동성 공급이 가능하도록 제도나 운영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12 Jun 2023 AM 10:00:00 - 물가와 성장 상충관계 따른 정교한 정책대응 중요해져 - 이 총재
12 Jun 2023 AM 10:00:00 - 비은행 금융기관 중요도·시스템 복잡성 증대..감독권 없다는 이유로 방치 못해 - 이 총재
12 Jun 2023 AM 10:00:00 - 지난 1년 우리 국민 물가안정 최우선 공감..올해는 물가·경기 차별화 가능성 커 - 이창용 한은 총재
12 Jun 2023 AM 10:00:00 - 한은 유동성 조절, 흡수일변도에서 벗어나 탄력적 공급 가능토록 제도·운영방식 개선해야 - 이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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