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해묵은 '초이스ㆍ종가 픽싱 거래' 공론화 첫 발..다양한 기관 통한 폭넓은 여론 수렴 요구 목소리 - Reuters News

서울, 6월8일 (로이터) 박예나 기자 - 외환당국이 외환시장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그간 해묵은 거래 관행을 공론화시키며 관련 제도 추진 가능성까지 시사한 데 따라 이에 대한 후속 대응에 시장 관심이 모인다.

7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자들은 외환시장운영협의회(협의회)를 열고 동일한 가격에 매수와 매도 주문을 내며 거래를 체결하는 소위 '초이스 거래'와 종가 형성 왜곡 가능성을 부추길 수 있는 '종가 픽싱' 거래에 관해 시장참가자들과 의견을 교환했다.

특정 가격에서 거래량을 확대하는 '초이스 거래'가 글로벌 행동규범에서 금지하는 '워시트레이드(wash trade)'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이러한 거래가 시장평균환율(MAR) 거래에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두고 시장참가자들은 다소 엇갈리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종가 부근 집중되는 거래로 종가 환율이 왜곡될 수 있는 점에 대해서도 당국은 그들 의견도 전달하면서 시장참가자들의 목소리도 함께 청취한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종가 산정 방식에 대한 검토 가능성도 열어뒀다.

당국은 기존 거래 데이터를 분석하는 동시에 시장 의견을 모으고, 필요하다면 제도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을 구체화하는 시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시장 관행을 들여다보고 어느 정도 교통정리를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그러면서 내달 7일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추가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관련기사 (Full Story))



▲ 공론화된 이슈, 다양한 여론 수렴 경로 필요

초이스 거래와 종가 픽싱 거래는 시장 내 오래된 논란거리다. 하지만, 최근 들어 초이스 거래 규모가 커지고 더욱 빈번해진다는 평가와 더불어 종가 부근 환율이 급격하게 변동성을 키우는 데 대해 시장참가자뿐 아니라 당국은 경계감을 키웠다.

이들 거래는 달러/원 주요 벤치마크 환율인 시장평균환율(MAR)과 종가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여지가 크고 그 때문에 이번 논의 과정과 결과에 대한 관심은 시장 전반에 걸쳐 매우 크다. 그렇다 보니 당국이나 외시협 차원에 좀 더 폭넓은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7일 회의에 참석한 기관들은 운영협의회에 속한 국내 은행 5곳과 외은지점 3곳, 그리고 중개사 2곳이었다. 회칙에 따르면 협의회는 서울외환시장 행동규범의 제정 및 개정, 시장 안정적 발전과 효율성 제고 및 시장 거래관행에 관한 논의와 연구 그리고 행동규범 위반사항에 대한 조사, 중재 및 제재 등을 수행하게 되어 있다. 다시 말해 외환시장의 대표 기관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번 이슈와 관련해서는 시장 전반에 걸쳐 좀 더 다양한 의견이 수렴되고 논의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초이스 거래에 대한 평가를 넘어 워시트레이드에 해당되는 거래 범주와 글로벌 사례, 그리고 논란의 소지가 있는 거래 제재 방법 등에 관해 시장 전반에 걸쳐 보다 활발한 의견이 교환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물론 이번 회의 자리가 워시트레이드와 종가 거래에만 국한하지 않고 외환시장 제도 개선과 관련한 보다 구체적인 방안 마련을 위한 측면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회의에 앞서 당국이 실시한 종가와 워시트레이드, 그리고 선도은행 제도와 관련한 서베이이라도 좀 더 많은 기관을 대상으로 시행했어야 한다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한 시장참가자는 "외시협 운영위원회만 이 회의를 하는 게 과연 맞나 싶다"라고 말했다.

당국이 예민한 시장 관행에 관해 처음으로 공론화하고 여론을 수렴 중이지만 향후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는 아직 결정한 바가 없다.

이에 대해 다른 시장참가자는 "이해 관계가 다른, 현재 여건이 다른 기관들의 치열한 토론이 필요한 사안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