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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RP 대상에 운용사 포함해 초단기 시장 영향력 제고하려는 한은..수요 '반신반의'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5. 2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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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5월25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한국은행이 환매조건부증권(RP) 매매대상 기관에 자산운용사를 포함시켜 공개시장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4월처럼 초단기금리가 기준금리를 크게 하회할 때 비은행 금융기관 자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개시장운영의 옵션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포석이다.



▲ 한은 총재, RP대상기관 확대 필요 강조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4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RP 매매대상 기관 확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최근 초단기금리 급락의 주요 원인으로 머니마켓펀드(MMF)를 지목하면서 한은이 RP 매매를 통해 제어할 수 없는 비은행 자금들이 기준금리와 초단기금리간 괴리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향후 비슷한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선 RP 대상 기관을 확대하는 등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게 이 총재의 지적이었다.

한은이 RP대상기관에 자산운용사를 포함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는 이전부터 시장에서 회자돼 왔지만 이제 이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공식화한 이상 결정이 빨라질 전망이다. 빠르면 오는 7월 한은이 RP매매 대상기관을 발표할 때 자산운용사가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 단기금리 급락에 MMF가 큰 영향을 미친 건 주지의 사실이다.

시장금리가 전체적으로 하락하는 과정에서도 포트폴리오 효과 때문에 MMF의 수익률 하락 속도가 더뎠기 때문이다. 여기에 글로벌 은행 위기 확산 우려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다 보니 가뜩이나 갈 곳 잃은 시중자금이 MMF로 몰렸다.

단기 유동성이 풍부하게 유지되는 상황에서 레포금리가 3.2%대까지 떨어지다 보니 3.3%대에서 단기물 채권을 매수하려는 MMF 수요가 적지 않았다. 특히 기관간 RP 거래를 위한 담보증권 확보를 위한 수요로 통안채 3개월물 금리가 빠르게 하락했다.

한은의 공개시장운영 중 RP매매나 통안계정 입찰이 대부분 은행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자산운용사 등 비은행기관의 유동성에 한은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 "비은행 유동성 관리, 통안채 발행으로 가능하지만"..추가 옵션 확보 의미

물론 한은 입장에선 통안채 발행을 통해서 충분히 시중 유동성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 바 있다. 통안채 91일물 발행을 늘림과 동시에 28일물 발행을 통해 비은행기관 자금을 흡수해 기준금리를 크게 하회했던 단기금리를 빠른 속도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RP 대상기관에 자산운용사를 포함시키는 건 공개시장운용의 큰 틀을 바꾸는 결정이라기보다는 추가 옵션을 확보하는 정도다.

비용 요인을 감안할 때 기관간 RP 익일물 금리가 기준금리를 20bp 이상 하회하지 않을 경우 자산운용사들이 한은 RP매각에 참여할 유인은 크게 떨어진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평시에는 자산운용사들의 한은 RP매매 참여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다만 자산운용사를 RP 매매대상에 포함시킬 경우 지난 4월처럼 초단기금리가 급락할 때 통안채 발행 외에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추가로 확보된다고 한은 관계자는 설명했다.

한은의 고위 관계자는 "은행을 중심으로 RP 매매를 하다 보니까 비은행권 잉여자금을 흡수한다든지 할 때 어려움이 있었다"며 "1분기에 MMF 자금유입이 늘면서 콜금리가 기준금리를 크게 하회했는데 우리 입장에선 공개시장운용을 통해 어떻게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제고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통안채 28일물을 수시 비정례로 발행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수는 있다"며 "운용사를 RP 대상기관에 포함시키는 문제는 법적, 기술적인 사항 등을 검토해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은의 관계자는 "RP매매에 자산운용사를 포함시키기 위해선 운용사들이 시스템을 개편해야 하는 것도 있고 예탁결제원과 연결된 문제도 있어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며 "지금처럼 금리가 형성돼 있을 때는 자산운용사의 참여 유인이 크지 않은 데다 한은 RP는 7일물, 운용사는 익일물로 운용하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안채 발행을 통해서 비은행자금을 흡수해도 되긴 하지만 우리 입장에선 옵션을 어려 개 갖는 게 좋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 자산운용사 7일물 RP 수요 얼마나 될까?..수요 반신반의

시장에선 자산운용사가 한은에서 진행하는 7일물 RP 매매에 참여할 수요가 얼마나 있을지에 대해 아직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A은행 관계자는 "자산운용사가 한은 RP 7일물로 유동성을 넣는 걸 감수할지 의문이 든다"며 "이번처럼 초단기금리가 상당기간 기준금리를 하회하면 수요가 일부 있을 수는 있겠지만 이 상황 자체가 비정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단기금리 급락 사태는 결국 은행의 지급준비금 관리가 관건이었고 이번 지준 사태로 다들 어느 정도 경각심은 생겼을 것"이라며 "RP 대상기관 확대는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큰 효과는 없을 듯하다"고 지적했다.

B자산운용사 채권매니저는 "RP 매매 참가 범위를 확대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몇 달 전부터 이야기가 있었다"며 "이번에 한은 총재가 직접 언급한 만큼 구체적인 안이 나올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레포 자금거래를 운용사가 많이 하고 있으니까 한은 입장에선 영향력을 강화하고 싶을 것"이라며 "운용사 수요가 얼마나 될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