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5월4일 (로이터) - 국내 시장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5월 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중단을 시사한 것으로 진단했다.
연준은 3일(현지시간)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으나, 전문가들은 금리 결정보다 성명서 문구 변화에 주목했다. 성명에서 추가 인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내용을 삭제해 향후 긴축 중단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다만, 제롬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차단한 가운데 전문가들도 엇갈린 의견을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최근 물가 하락세 둔화 등을 고려할 때 연내 금리 인하는 아직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 반면, 최근 은행권 위기와 성장 부진을 고려하면 여전히 연내 인하는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다음은 전문가별 코멘트: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
"5월 FOMC에서 금리동결 시그널과 함께 관심이 높았던 이슈는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 시사였지만 파월 의장은 연내 금리인하에 대해서는 강하게 일축했다. 즉,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물가 둔화 속도와 더불어 하반기 미국 경기의 침체 진입 여부는 불투명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경기침체 리스크와 관련하여 잠재해있는 은행권 신용위험과 미-중 갈등 확산 등으로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각종 미국지표등을 종합해 볼 때 당사는 연내 침체 진입보다 저성장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연내 미국 경제의 침체 진입이 현실화되지 않는다면 굳이 연준이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다. 물론 하반기 물가압력이 연준의 전망과 달리 급격히 둔화된다면 연말경 금리인하를 단행할 여지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생각이다."
▲ 전규연, 하나증권 이코노미스트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경제지표가 점진적으로 둔화되는 국면에 접어든다면 연준은 이번 인상을 마지막으로 금리 인상 사이클을 종료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기저효과가 소멸된 하반기 중 물가의 하락 속도는 더딜 것이며, 서비스물가 외에도 주택가격 반등이 물가 하락
에 대한 확신을 약화시키고 있어 연내 금리 인하 기대는 점차 되돌려질 가능성이 높다. 금리 인하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훨씬 큰 충격이 가해져야 할 텐데, 현재는 은행시스템 회복력이 양호해 연준이 금리 정책과 금융안정이라는 두 수단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국면이다."
▲ 공동락,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
"5월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 25bp 인상 이후 성명서 문구 변화를 통해 인상 사이클 중단을 시사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물론 파월 의장이 다양한 수사를 통해 이를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성명서 문구를 통해 연준이 보여준 변화는 인상 사이클의 마무리됐다고 확신하기에 충분한 단서가 될 수 있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의 확실한 중단 여부는 향후 FOMC에서 실제로 기준금리 동결이 이뤄진 이후에야 공식적으로 확인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추후 1~2차례 통화정책 일정까지는 추가 인상과 관련한 긴장감은 불거질 수 있다는 견해다. 또한 일부 정책 당국자들 역시 당분간은 높은 물가 등을 이유로 매파적인 스탠스를 강조할 가능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 안영진, SK증권 이코노미스트
"파월 의장은 힘을 주어 연내 금리 인하에 선을 그었다. 그러나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지역 은행들의 연쇄적인 불안감은 연준이 아직 반영하지 않고 있는 통화정책 변화의 재료가 될 수 있다. 은행의 시스템 위험으로 파급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러한 위기 관리 방안의 일환으로 한 두 차례의 금리 인하 조치는 연준도 배제할 수 있는 카드는 아닐 것이다. 다가오는 X-date도 고려하면 충분히 제약적인 통화정책 상태라고 판단된다."
▲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
"연준 의장은 연내 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나 당사는 하반기 후반 물가 둔화와 성장 부진에 대응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물가 흐름이 연내 연준의 2% 물가 목표치에 근접하기 어려워 보이나 은행위기에서 파생된 실물경제의 위축이 이어질 경우 3%대의 물가 범위에서도 연준은 성장에 무게를 두며 금리 인하를 고려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는 단기적으로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예상한다. 연준의 금리 인상 마무리 단계와 유로존과 통화정책 차별화에 따른 유로 강세/달러 약세 요인과 대외 불안요인에 의한 금융시장 내 안전자산 수요라는 강세요인이 상충되는 흐름이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달러/원 환율도 1300원 초중반에서 상승과 하락을 이어가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
▲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
"이번 FOMC는 6월부터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을 시사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 우리 전망과 일치한다. 물론 6월 FOMC까지 2번의 물가지표와 고용지표가 남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건에 따라 추가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다만, 헤드라인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4개월간 전월비 0.4~0.5% 상승세를 이어온 근원물가 상승세가 소폭 약화될 가능성이 있고, 노동시장 역시 점진적이지만 약화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현재 시점에서는 추가적인 금리 인상보다는 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
"현실적으로 인상은 쉬었다가 다시 하기 어렵다. 인상을 쉬어도, 그 전까지 누적된 인상 효과가 경기에 주는 부담은 멈추지 않는다. 쉬었다가 재개하는 인상의 기회비용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쉬는 것 자체가 금융시장에는 인하로의 기조 전환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에 잘못된 정책 시그널이 될 수도 있다. 5월 인상을 마지막으로, 연준은 기준금리를 상당기간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FOMC 나 금통위나 시장의 기대가 쏠리지 않도록 막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 마지막 인상이지만, 마지막이 아닌 것처럼 행동할 수 밖에 없고, 인하 가능성은 차단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나마 연준은 점도표라는 제도가 있기 때문에 6월 FOMC에서 이를 확인하면서 사실상 인상 기조가 쉬어가는 것이 아니라 끝났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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