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Clipping◆

(채권/전망)-미국 경기와 한국 물가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4. 4. 08:41
반응형

서울, 4월4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미국 제조업 지수 부진과 국내 3월 물가지표 등을 재료로 강세 출발할 전망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러시아와 남미 국가가 참여한 OPEC+가 하루 116만배럴 원유 추가 감산을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날 시장을 지배했다. 사우디가 전통의 파트너였던 미국과 거리를 두면서 자국 이익에 우선하는 결정을 내리겠다는 분명한 시그널을 낸 것으로 주목받았다.

이번 감산 결정으로 유가가 또 다시 급등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긴축 중단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타나기도 했다.

OPEC+의 이번 결정이 향후 글로벌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는 아직 예상하기 어렵다. 중국발 원유 수요 증가와 맞물리며 유가의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원유 수요가 늘어나는 여름 시즌이 다가오면 감산에 따른 영향이 두드러질 수도 있다.

반면 이번 OPEC+의 감산은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를 미리 확인시켜 준 정도로 그칠 수도 있다.

결국은 경기다. 글로벌 은행 위기 확산에 따른 경기둔화 테마는 이제 막 기지개를 펴고 있다. 실제로 경기가 둔화하며 수요가 감소할 경우 OPEC+가 회원국들의 감산 정책을 제대로 통제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전날 뉴욕장에선 일단 경기 이슈가 재부각되며 미국 국채금리가 모든 구간에서 4~8bp 하락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중요한 중기 저항선인 3.40% 목전까지 떨어졌다. 이날 나온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3월 제조업 PMI가 46.3으로 나와 시장 예상치(47.5)를 하회한 영향이다. 3월 제조업 PMI는 2020년 5월(43.5) 이후 가장 낮은 수치기도 했다. 또 2009년 이후 처음으로 모든 세부 구성항목이 성장과 위축의 경계선인 50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달 22일까지 기준으로 보면 미국 지역은행의 뱅크런 위협은 낮아진 것으로 보이지만 전체 상업은행 예금 규모가 2주째 큰 폭으로 줄어들었고 대출액도 200억 달러 이상 감소했다. 3월 4주차 지표도 지켜봐야겠지만 은행들이 대출을 조이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긴 어렵다.

뜨거웠던 미국의 경기지표들이 최근 들어서는 다소 식어가고 있다. 이번 주말 미국 고용지표를 통해 노동시장의 분위기 반전 여부를 확인하는 게 중요해 보인다. 여전히 견조한 고용지표가 확인된다면 단기적으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3.4% 저항선을 뚫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 해도 금리가 추세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시장은 경기둔화의 증거를 기다리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의 확증 편향을 강화시켜주는 재료가 나올 때 더 크게 움직일 것이다. 테마는 만성적인 은행 위기 우려와 경기둔화, 물가의 점진적 하락 쪽이다.

전날 국내시장의 조정은 국고채 30년물 입찰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듯하다. 최근 시장 분위기 때문에 국고채전문딜러들이 적극적으로 헤지를 하지 않았던 만큼 전날 입찰 전후로 급하게 매도세가 늘어난 느낌이다. 일단 이날은 되돌림이 불가피해 보인다.

장중 재료로는 호주중앙은행(RBA) 정책회의가 있다. 시장에선 RBA가 정책금리를 25bp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깜짝 동결 기대감도 없지는 않아 보인다. RBA 결정이 장중 시장 심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3월 국내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4.2% 상승했다.

전기, 가스요금 인상이 잠정 연기된 데다 에너지 가격 역기저효과까지 감안하면 4월 물가는 3%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OPEC+의 감산에 따른 불확실성이 변수긴 하지만 국내 물가가 2분기 중에 3%대에 수렴할 가능성이 가시권에 들어온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