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월23일 (로이터) 문윤아 기자 - 국내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3월 정책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했지만, 전반적으로 도비시한 인상이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도달했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 다만, 금리 인하 시점과 관련해서는 은행권 위기 추이에 따라 예상보다 빨리 이뤄질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편 이번 회의를 통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최근 시장 불안심리를 크게 잠재우지 못했다는 평가 속에서 재닛 옐런 재무장관의 의회 발언이 주목 받았다. 옐런 장관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모든 예금에 대한 "포괄적 보험"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 이로 인해 시장 내 불안감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다음은 전문가별 코멘트:
▲ 박상현ㆍ류진이,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
"이번 3월 FOMC 회의에서 파월 의장은 연준이 SVB 사태발 신용위기를 조기 진정시킬 수 있다는 강인한 인상을 던져 주지 못하는 동시에 향후 디스인플레이션이 가시권에 들어올 수 있다는 안도감도 던져주지 못했다. 연준이 금융시장을 주도하기 보다는 파월 의장이 강조하는 데이터 의존적인 태도, 즉 데이터 혹은 신용경색 상황에 따라 연준이 따라가는 듯한 미약한 모습을 보여줬다. 5월 추가 금리인상보다는 동결 가능성이 커보인다. 신용 경색이 연준의 긴축적 통화정책과 비슷한 효과를 내고 있다고 발언한 내용은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크지 않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 공동락,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
"3월 FOMC에서 연준이 시스템 불안에도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을 지속했다는 점에서 통화당국 차원의 물가 안정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평가한다. 반면 금리 인상 폭이 베이비 스텝이고, 최종금리를 그대로 유지한 것은 시스템 우려가 매우 중요한 이슈였음을 직간접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풀이한다. 점도표를 통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마무리되는 시기나 금리 수준을 명시적으로 밝힌 것은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 부담을 크게 낮추는 요인이다. 금융시장은 인상 사이클이 종료된 이후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판단으로 쟁점을 급속하게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이번 금융시스템과 관련한 불안이 실물 경제에 미치는 파장에 대한 진단이나 평가 과정 역시 매우 가속화될 전망이다."
▲ 전규연, 하나증권 이코노미스트
"향후 통화정책의 방향성을 가늠하기 위해 기존의 데이터 의존 기조와 함께 신용 경색이 경제에 미치는 여파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해졌다. 한편 파월 의장은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고, 양적긴축(QT) 정책의 변경 의지도 찾아볼 수 없었다. 정책 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졌지만, 5월에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한 후 연말까지 5.25%로 동결하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
▲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
"현재 미국 노동시장은 여전히 공급 측면에서 타이트한 상황이다. 또한, 5월에 발표되는 4월 소비자물가까지는 주거비에 의한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는 만큼 물가의 둔화세는 예상보다 완만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할 때 연준은 5월에 한 차례 정도의 추가 금리 인상이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이후에는 연준 긴축에 따른 부담이 민간 신용 창출을 제약하는 만큼 수요 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 의장은 연내 금리 인하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지만 하반기 후반 물가 둔화와 성장 부진에 대응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5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아닌 동결이 될 수 있고, 연내 금리 인하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SVB 사태 이후 시장에 안도감을 주었던 정부의 예금자 보호 입장이 전일 옐런 재무장관의 발언으로 불확실해졌기 때문이다."
▲ 윤여삼,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
"3월 FOMC 결과는 연준이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답안지였으나 물가와 금융 안정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5월까지 추가적인 금융불안이 확산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5.25%까지 인상은 인정하되 파월 의장이 부인한 ‘연내 인하’는 4분기부터 시행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 전일 의회 청문회에서 옐런 재무장관 발언으로 금융시장 불안감 고조됐다. 만일 추가적인 금융불안이 확산될 경우 예상보다 빠른 3분기부터 금리 인하가 단행될 여지도 있어 미국 국채 10년 3.5% 중심, 2년 4.0% 중심 등락에서 매수대응에 나설 것을 권고한다. 한편, 미국 기준금리와 국내 기준금리 역전폭이 확대되었으나 국내는 부동산 구조조정 및 경기둔화 등에 중심을 두고 4월 금통위에서 동결할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또한 4분기 인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다."
▲ 안영진, SK증권 이코노미스트
"이번 FOMC에서는 연내 금리 인하는 베이스 시나리오가 아니라는 점, 은행 사태는 단기 유동성 공급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정도라는 점, 신용 여건의 파급 여하에 따른 금리 대응을 해 나가겠다는 점 등이 메시지였다. 도비시했지만 신용 여건 파급 여하에 따른 열린 결말에 가까웠다. 이 결과에 더해 옐런 재무장관의 발언에 더 눈길을 끌었다. 전체 은행 예금에 대한 지급 보증 확대 보도에 선을 그은 것인데 한껏 고조된 안도 심리에서 불안감을 나타낼 수 있는 정책 발언이었다고 본다."
▲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은 거의 막판에 진입했다. 주식시장의 전 저점에 대한 신뢰는 유효하다. 그러나 현재 금리는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이다. 경기 및 신용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채권 우위 환경이 예상된다. 주식시장에서는 상승대열을 유지하는 종목 수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가치스타일보다 성장 스타일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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