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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주간 전망)-SVB 파산 도미노 효과라는 '게임체인저'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3. 13.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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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3월13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이번 주 채권시장은 미국 내 자산 규모 16위인 실리콘밸리 은행(Silicon Valley Bank)의 파산 후폭풍으로 변동성 흐름이 예상된다. 미국의 통화정책 우선순위가 물가 안정에서 금융 안정으로 급격히 턴하면서 최종금리 전망에 큰 변화가 나타날 경우 금리 낙폭이 예상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 주말 미국 FIDC(연방예금보험공사)는 SVB를 폐쇄하기로 결정하고 DNB(산타클라라 예금보험국립은행)을 설립해 SVB의 자산과 예금 업무를 이관받겠다고 발표했다. SVB가 예금 인출에 대응하기 위해 보유 자산을 추가 매각하겠다고 발표한 지 하루도 안 돼 전격적으로 이뤄진 조치다.

일부에선 SVB의 자금 조달처가 스타트업 기업에 집중돼 있고 포트폴리오 역시 미국 국채에 편중돼 있다 보니 유동성 리스크에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했지만 시스템 리스크는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를 경험했던 국내 투자자들은 SVB 파산이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다른 부문의 약점을 노출하면서 시장 전반에 유동성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당장 SVB와 비슷한 규모와 포트폴리오를 가진 지역은행들로 타깃이 옮겨가면서 뱅크런이 확산될지가 관건이다. 중소형 은행들이 들불처럼 번지는 파고에 휩쓸리기 시작하면 결국 대출 기준 강화와 기업 자금 조달 악화로 이어지면서 피해가 확산될 여지가 있다.

사태가 심각해질 경우 연준에 대한 개입 압력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채권시장에선 결국 "터질 게 터졌다"는 심리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당장 이번 주 초에 발표될 미국 물가 지표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겠지만, 2008년 이후 최대 은행 파산 앞에 속 편한 이야기처럼 들린다.

연준의 향후 정책 목표는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기 확산 방지에 맞춰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장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졌다고 본다. 벌써부터 일부에선 기준금리 인하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어 채권시장 환경도 급변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주초 금리 하락장에서 대응 전략 마련이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연준의 재긴축 가속화에 따른 또 다른 충돌 시나리오의 현실화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채권 매수 심리는 강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번 SVB 사태로 국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는 판단과 함께 인하 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이 가격에 반영되며 다시 한번 시장금리와 기준금리가 역전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듯하다

14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동결했던 2월 통화정책 회의 의사록을 공개한다. SVB 사태 앞에서 2월 의사록은 '흘러간 재료'인 만큼 패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