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위안 약세 이끄는 외국인 매도세..당국 대응 어려워져 - Reuters News
지난달 중국 위안 가치가 급락하면서 과거 거센 매도세의 기억이 되살아났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하는 위안 자산이 늘어나 당국이 매도세를 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작아졌다고 말한다.
지난달 29일 위안 가치는 달러 대비 18개월 만의 최저치까지 급락했고, 4월 한 달 기준 4.5% 이상 하락해 1994년 외환시장 개혁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 갈등으로 위안 가치가 급락했던 2018~2019년이나 중국 내 역외자산 수요 급증에 위안 절하세가 가속화됐던 2015~2016년과 달리, 현재는 외국인 매도세가 지배적인 동력으로 작용하며 새로운 하방 리스크를 제시하고 있다고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말한다.
중국인민은행이 전 세계 자본 움직임을 제한할 수 없거나 제한하지 않으려는 가운데, 외국인 매도 리스크는 달러 강세 요인 확대와 맞물리며 위안의 추가 약세를 이끌 가능성이 있다.
또한 외국인 자금의 존재감도 매우 크다. 중국인민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중국 시장 내 외국인 투자 규모는 총 8조위안(1조2000억달러) 이상으로, 2015년의 약 1조5000억위안보다 크게 늘었다.
나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 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당국이) 수출을 지원하고 싶어 하기 때문에 위안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위안 압력은 투자자 이탈과 (중국) 경제에 대한 신뢰 상실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중국 외환 규제당국은 지지난주 경제가 회복력이 있으며, 자본 흐름은 적정하게 유지되고, 위안 자산은 여전히 외국인 투자자들에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주 중국인민은행의 외화 지급준비율 인하에도 불구하고 위안 약세는 지속됐다.
중국은 현재 코로나19 확산 속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완화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금리 인상 행보에 나선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 주식은 4월 중 6% 급락했으며, 월간 자본흐름 데이터에 따르면 3월 중국 주식과 채권에서 175억달러 규모의 외국인 자금이 순유출됐다.
워터위스덤애셋매니지먼트의 위안 위웨이 헤지펀드 매니저는 "미국이 유동성을 공급하고 중국이 판데믹에서 처음 회복하던 2020년 당시 위안 강세와는 반대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이라며 "제로 코로나 정책 하에서 지방 정부의 재정 여건은 악화되고 기업들이 파산한다"라고 덧붙였다.
◆ 외국인 이탈
가파른 위안 약세에 글로벌 투자 은행들은 서둘러 올해 위안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 관련기사 (Full Story))
스탠다드차타드는 자본 유출이 지속되면서 위안이 6월 말 달러 대비 6.7까지 추가 절하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자본 유출은 국내 투자자가 아닌 해외 투자자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어, 규제 당국이 자본 통제에 나서기가 어렵다.
로이터 조사와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가계는 달러 매입에 서두르지 않고 있어, 국경 간 자본 흐름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역할이 더 커지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의 경우 다른 우려 사항이 있다.
중국 수입업체 난징골든케미칼의 진성룽 재무 담당자는 "위안보다 코로나19 영향이 더 걱정된다"라며 "통관 절차가 거의 중단되고, 물류도 차질을 빚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테크인베스트먼트홀딩스의 샤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15년 많은 중국인들이 자금을 빼내기 위해 홍콩에서 보호 수단을 사들였다. 이제는 코로나 때문에 쉽게 홍콩으로 갈 수도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중국의 과제는 "장기적으로 전 세계 자금이 머물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투자자들은 떠나기로 결심하면,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 언제 닥칠지 모를 위험
전 세계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이같은 이탈을 막는 것은 어려워질 수 있다.
신흥시장 포트폴리오 내 중국의 비중은 이미 감소하고 있다. 중국 비중은 2020년 말 38.3% 고점에서 현재 29%까지 줄었으며, 이는 중국의 기술 부문 규제단속 영향이 크다고 코플리펀드리서치는 설명했다.
스티븐 홀든 코플리펀드리서치 창업자는 서방국이 러시아에 제재를 가한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의 우호관계를 감안할 때 "중국 주식 비중을 크게 두는 것과 관련한 리스크가 재평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초 스위스 자산 매니저 줄리어스베어는 서방 제재 우려를 이유로 중국 주식이 5년간 유지했던 핵심 자산군으로서의 지위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브 본존 줄리어스베어 최고투자책임자는 지정학적 리스크는 "중국 경제와 자본시장에 위험하게 걸려 있는 다모클레스의 칼(언제 닥칠지 모를 위험)"이라고 말했다.
물론 중국 경제는 성장하고 있고, 위안은 지난달 달러 대비 급격한 절하에도 불구하고 2016년 이후 유지해 왔던 거래 범위의 중간 수준으로 되돌아갔을 뿐이다.
또한 무역 가중 기준으로 위안은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JP모간의 애널리스트들은 노트에서 "지난 1주일 동안 달러 매도가 부재한 것은 기업들이 매도할 달러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환율 전망이 고정되지 않는 점을 감안해 관망 모드로 전환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에 역내 위안은 최소 단기적으로 전망 악화, 기업들의 경기 대응적 달러 매도 지체라는 부정적인 루프에 갇히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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