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월18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달러/원 환율은 일본은행(BOJ) 통화정책 결정 여파에 따라 1230원대 하향 돌파 여부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은 최근 조정에 따른 매수세 유입으로 강세를 보이겠지만, 역시 BOJ 결정 이후 글로벌 금리 흐름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연말부터 급하게 달려왔던 외환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이렇다 할 기술적 지지선이 보이지 않는 1230원대에서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다. 인플레이션 정점 인식과 중국의 리오프닝, 유럽발 가스 대란 우려 희석 재료의 반영을 일정 부분 마치고 추가적인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리서치 하우스들이 지난해 제시했던 올해초 1350원대 컨센서스보다 100원 이상 떨어진 상황인데다, 여러 기술적 지지선이 단기간에 속도감 있게 돌파된 만큼 적정 환율 수준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운용하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다만 경상수지 부진과 국내 경기둔화 전망 등을 감안할 때 1200원대를 하향 돌파하는 건 지나치게 이른 것 아니냐는 '감' 정도만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환율이 다시 올라가자니 꺼리가 없다.
최근의 가장 큰 테마는 '예상보다 좋은 유럽 경기'일 것이다.
온화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유럽발 가스 대란 우려는 이미 사그라들었고 에너지 비용 감소로 유로존 국가들이 오히려 반등 탄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경제의 침체골이 예상보다 깊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요 IB들도 유로화가 당초 예상보다 더 강해질 것이라며 전망을 수정하고 있다.
더구나 중국의 리오프닝이 아직 글로벌 환율에 본격 반영되지 않았다고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리오프닝 기대감뿐 아니라 확진자와 사망자 급등에 따른 혼란 경계감이 혼재해 있다 보니 현재로선 중국 재료를 중립 기어에 놓고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BOJ 재료가 '방안의 코끼리'가 돼 환율의 방향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말 전격적인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의 수정으로 이미 한 번 시장의 신뢰가 흔들린 상황이다.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가 YCC 상단인 0.5%를 연일 상회하며 BOJ에 추가적인 정책 조정 압력을 가하고 있다. 시중 물량을 BOJ가 사실상 모두 사들이고 있음에도 금리 통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과 최근 일본의 물가 급등 상황, 정치권의 압력 등을 감안할 때 결국 출구전략을 모색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이날 정책회의에서 BOJ가 출구를 향해 한 발 더 내민다면 엔화 가치 절상에 따른 달러/원 환율 하방 압력도 커질 수밖에 없다.
BOJ의 YCC 조정에 따른 파장은 글로벌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재료다. 일본 국채금리 상승 압력이 본격화되면서 미국 국채 시장으로부터 일본계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국채시장이 연방준비제도의 정책기조 전환을 선반영하며 최근 크게 달려왔다는 사실과 BOJ발 발작 가능성까지 감안하면 글로벌 금리가 일정 부분 상방 압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최근 국내 채권시장은 차익실현 물량이 연일 쏟아지며 연초 랠리의 숨고르기에 들어가 있다. 글로벌 금리 상승, 역캐리 구간에선 외국인 매수의 영향력이 확실히 떨어지는 모습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가 다시 3.5%에 육박하면서 차익실현 압력도 다소 주춤해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다만 국내외 통화정책 기조 전환의 기대감이 여전히 살아있는 상황이라 매도 일변도 접근은 쉽지 않다. 연초 랠리로 일단 주머니를 채운 곳들은 '흔들기' 전략을 통해 유효타를 늘리는 식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외신기자들과 간담회를 갖는다.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가 열린 지 1주일도 채 지나지 않은 만큼 발언 내용과 톤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총재의 성향을 감안할 때 많은 걸 자세하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시장에 충격을 주는 발언이 나올 가능성도 있는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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