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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조직 혁신' 태풍 예고한 한은..'가교' 국장급 변화 여부에 성패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1. 1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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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월17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한국은행이 대대적인 조직 혁신을 앞두고 '태풍 전야' 같은 분위기에 휩싸였다.

집행부가 교체될 때마다 슬로건처럼 제시됐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흐지부지됐던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혁신안이 제시됐기 때문이다. 내부로는 참여의 폭을 키우고 외부로는 교감을 넓혀 간다는 구상 아래 변화의 보폭을 키워나갈 전망이다.

관건은 국장급 인사들의 역할이 될 전망이다. 정체된 조직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는 직원들의 의사를 적극 반영하면서, 다양한 외부 의견을 수렴하며 부서 간 협력을 도모해 창조적이고 질적으로 개선된 성과를 창출해내는 과제가 이들의 몫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무는 부장이 맡는다..조직 변화 큰 그림은 국장이 짜라

한은은 오는 27일 정기 인사에 맞춰 조직 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국-부-팀’ 제도의 조직을 정립하는 게 핵심이다.

인원이 50명이 넘는 국의 경우 모든 팀이 부장 아래 위치하는 형태로 조직 개편이 이뤄진다. 지금도 일부 국에 부-팀 형태의 조직이 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앞으로는 모든 부서에 동일하게 부장을 둔다는 것이다.

해당 부서의 국장이 임명하게 되는 부장은 실무에 대한 기본적인 책임과 권한을 상당 부분 위임받아 처리하게 된다.

이같은 조직 개편은 지난해 한은이 발표한 내부 인사 혁신 방안의 연장선에서 추진되는 것이다.

지난해 한은은 필요할 경우 '부' 조직의 설치와 함께 부장의 역할을 제고하고 'TF'나 '반' 같은 애자일 조직(부서 간의 경계를 허물고 필요에 맞게 구성하는 소규모 팀)을 활성화함으로써 조직의 역동성과 유연성을 극대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관건은 향후 국장급 인사들의 역할이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으면 이같은 조직 개편이 자칫 '옥상옥' 구조로 고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한은은 국장급과 부장급의 업무가 겹치지 않도록 구분을 명확하게 함과 동시에 국장들에게 조직 변화를 위한 중장기적인 전략을 짜는 새로운 역할을 담당케 할 방침이다.

한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번 조직 개편이 옥상옥이 되지 않도록 부장들은 국장 업무의 상당 부분을 위임받아 행사하고 국장은 국의 비전 설정, 부간 업무 조정, 다른 부서와의 협력, 대외관계 역할 강화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며 "부장과 국장의 역할이 중첩되지 않도록 규정으로 하부 위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협력국 '환골탈태' 성공 사례..다른 부서들 '각개 약진'

조직 혁신을 통해 한은이라는 위계적인 조직이 어떻게 바뀔 수 있을지 변화의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실제적인 사례도 드러나고 있다.

국제협력국이 지난해 8월 류현주 국장 취임 이후 그동안 한은 조직에서 보기 어려웠던 변화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제협력국에는 사실상 팀 간 칸막이가 사라졌다. 업무수행 과정에서 직원 간 정보 공유를 활성화하며 상호 협력과 소통을 강화한 게 변화의 시작이었다. 팀별로 그어져 있던 구분이 사라지면서 직원들의 전체 업무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다.

직원들의 상호 의사결정과 수평적 평가를 중시하다 보니 성과 개선을 위한 자율적인 아이디어 제시도 늘고 있다.

한은의 '국'마다 성격이 다른 만큼 특정 부서의 성공 경험을 그대로 다른 곳에 이식할 수는 없다.

그만큼 국장급들의 비전 설정과 직원들의 역량 파악, 대내외 성공 경험을 자기 조직에 맞게 변형할 수 있는 유연성이 중요한 덕목이 될 수밖에 없다.

직원들의 다양한 기호와 역량을 파악해 인공지능이나 암호화폐 등 다양한 조직 운영의 책임을 맡길 수 있는 것도 국장급들의 역할이 될 전망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국장급들은 앞으로 많은 시간을 직원 개개인의 역량에 대해 평가하고 이들에게 앞으로 어떤 커리어를 계발하도록 할 것인지 고민하는 데 할애해야 할 듯하다"며 "조직 개편도 중요하지만 그 안에서 새로운 시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사람이 실제로 움직이는 게 중요할 듯하다"고 말했다.

한은의 또 다른 관계자는 "국장급들의 대외 협력을 강화한다는 게 그냥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게 아니라 그들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듣고, 피드백도 받으면서 조직의 비전을 세워나가라는 뜻"이라며 "부서원들의 역량을 파악하고 개발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될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