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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21 (채권/전망)-한은 총재의 '보험'과 BOJ 총재의 '출구'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2. 12. 21.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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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망)-한은 총재의 '보험'과 BOJ 총재의 '출구' - Reuters News

채권시장은 전날 조정폭이 과도했다는 인식과 뉴욕장에서 미국 국채금리가 제한적으로 상승한 데 그친 데 힘입어 강세 출발할 전망이다. 연말 호가가 얇은 상황에서 양방향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야기부터 하자.

이 총재는 전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점검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 컨센서스 3.5%가 정책 방향에 대한 약속이 아니며 전제가 달라지면 의견도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구두 점도표가 금통위원들의 결정을 구속할 수 있으며 3.5% 컨센서스가 정책결정의 효과를 제약할 수 있다는 지적(Full Story)에 대한 답변이다.

하지만 총재 본인이 주도했던 구두 점도표의 의의를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평가절하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려울 듯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5%대 지속 여부가 향후 통화정책 경로를 결정할 것이라던 기존의 포워드 가이던스도 이날은 들리지 않았다. 대신 물가상승률이 목표치 2%를 웃도는 높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선 물가중심의 통화정책을 펼 수밖에 없다는 원칙론으로 돌아갔다.

포워드 가이던스에 대한 총재의 집착으로 통화정책의 유연성을 훼손하지는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기자간담회였다.

경제전망의 불확실성을 인정하고 상황의 가변성을 감안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고 봐도 될 듯하다.

일단 이날 기자간담회전 이 총재는 금통위원들과 최종금리 컨센서스를 다시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주 금통위원 미팅에선 1월 금리인상 여부조차 현 시점에서 판단하기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다만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나온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 발언과 9월 학습효과 때문에 이 총재가 보험을 들어둔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3.5% 최종금리가 시장에 각인돼추가 금리인상이 사이클 종료라는 시그널을 주는 걸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복안이라고도 볼 수 있다.

승부는 결국 미국의 12월 물가와 향후 연준의 스탠스, 내년 초 경기 상황에 달려 있지만 일단 이 총재의 '한 발 물러서기'가 확인된 상황에서 롱베팅의 강도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또 한가지 변수는 일본은행(BOJ)이다. BOJ는 수익률곡선제어(YCC) 정책상의 10년물 금리 변동 허용폭을 기존의 ±0.25%에서 ±0.5%로 확대한다고 밝혀 시장을 놀라게 했다. 당초 시장?【?내년 4월 구로다 총재가 퇴임한 이후에야 YCC 정책이 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 왔기 때문이다.

BOJ의 YCC 조정에 따른 파장은 두 단계로 나뉘어 진행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국채 시장으로부터 일본계 자금이 이탈하면서 글로벌 금리의 상방 압력을 키울 수 있다. YCC 조정이 엔화 가치 절상으로 이어지면서 원화 등 아시아 통화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YCC 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흔들리면서 향후 BOJ가 추가적인 조정을 단행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당분간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가 YCC 상단인 0.5% 내외에서 큰 변동성을 보이며 BOJ에 추가적인 정책 조정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 시점에선 YCC 정책의 추가 조정을 염두에 두고 포지셔닝하는 건 비일본계 헤지펀드 정도다. JGB 숏공세는 2000년대 들어 세 차례 대규모로 나타났지만 일본 정부의 무제한 개입에 수많은 사상자만 남긴 채 실패한 바 있다. 일본계 투자자들은 여전히 YCC 정책의 유지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지난 30여 년만에 거의 처음으로 오르는 물가에 일본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물가 안정을 위해 일본 정부가 적극 나서고 있어 YCC 정책 유지에 대한 중앙은행의 의지가 시험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내년 4월 구로다 총재의 퇴임이 가까워지면 공세는 더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당분간 엔화의 강세는 달러/원 환율의 상방을 제한하면서 국내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달러/원 환율 급등 부담을 던 상황에서 달러 매도 물량은 더이상 기다리지 않고 즉각 처리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환율의 하향 안정이 결과적으로 물가의 하향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BOJ 재료가 단기적으로는 금리 상승 요인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원화 자산 전반에 크게 불리할 건 없어 보인다.

어쨌든 기다리던 조정이다.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 많아 조정이 쉽지 않겠구나' 했는데 예상외로 큰 게 터지면서 연말 시장이 다이나믹하게 흘러갈 듯하다.

단기적으로는 조심해야겠지만 기본적으로 '밀릴 때마다 매수' 접근은 유효한 상황이다. 커브는 당분간 스티프너가 불가피해 보이고 크레딧물 위주의 포지션 확충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