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전망)-작은 불씨가 큰 화재로 이어진다는 두려움 - Reuters News
- 채권시장은 지난 주말 미국 고용 지표 발표 이후 미국 단기금리가 하락하고 달러/원 환율은 급락한 데 힘입어 강세 출발할 전망이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매수와 매도 사이에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외국인의 행보에 따라 장중 변동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 헤드라인만 보면 가슴이 턱 막힐 정도였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 고용 지표 이야기다.
미국의 10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 수는 26만1000명 증가했고, 9월 신규 취업자도 26만3000명에서 31만5000명으로 상향 조정됐다. 로이터 사전 조사에서 10월 취업자 수가 20만명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됐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한 고용 지표가 확인된 것이다.
가뜩이나 이번 정책금리 인상이 더 느리게, 더 높이, 더 길게 진행될 것이라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발언으로 시장이 뒤숭숭했던 시점이라 고용 지표 영향이 얼마나 클지 가늠이 어려웠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생각과는 사뭇 달랐다. 헤드라인뿐 아니라 디테일에도 신경을 쓰면서 해석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미국의 10월 실업률은 3.7%로 전달의 3.5%보다 상승했고 컨센서스보다 높았다. 시간당 임금 증가율 역시 전년 동월 대비 4.7%로 9월의 5.0%보다 낮아졌다.
뉴욕 장 후반 미국 국채 2년물 수익률은 4.654%로 4.7bp 하락한 반면 10년물 수익률은 4.163%로 3.9bp 상승했다.
주목할 것은 달러지수의 폭락이다.
이날 달러지수는 110.77로 전날보다 1.9% 하락해 2015년 11월 이후 가장 큰 하루 하락률을 기록했다. 해석이 분분한 고용 지표를 열외로 친다면 중국의 리오프닝 기대감이 이날 달러지수 하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달러지수 하락에는 미국의 중간 선거 결과에 대한 예상이 미리 반영된 부분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중간 선거에서 야당인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 모두 장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조7천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재정 지출 패키지가 현재의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는 공화당의 주장을 감안하면, 이번 중간 선거 이후 대규모 재정 긴축이 수면 위로 떠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준의 과대 긴축 우려에 더해 대규모 재정 긴축이 현실화된다면 달러 약세 흐름이 강화될 수 있다는 데 시장 참가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국내 시??상황은 더 예민하다.
지금 정책 당국자들은 작은 불씨가 큰 화재로 이어진다는 두려움에 온갖 방파제를 세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주 흥국생명보험 사태는 정책 당국자들의 이같은 두려움에 기름을 끼얹었을 것으로 보인다.
흥국생명은 5억달러 규모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권)을 조기상환(콜 옵션)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금융 당국에 이같은 결정이 '합리적 선택'임을 강변했다고 한다.
콜 옵션을 행사하지 않는 게 일반적인 관행에서 벗어나는 일이긴 하지만 투자자들과의 협의를 통해 충분히 결정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무리하게 10% 이상 금리를 주고 자금을 조달해 콜 옵션을 행사하는 건 손해가 크다는 주장이었다.
하지만 시장 심리가 취약한 시점에 '두려움의 전염효과'를 감안하지 못한 이번 결정이 실책이었다는 걸 지금은 많은 이들이 인지하고 있다. 내년까지 중소형 보험사들의 자본 확충 통로가 막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화정책 역시 작은 불씨를 퍼트리지 않는 부분이 강조될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내년 미국의 통화정책이 변수긴 하지만 일단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의 빅 스텝을 전제로 형성됐던 시장금리 수준은 하향 조정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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