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수요 없어 진행 안된 한은의 증권사 RP 매입..급한불 꺼졌지만 연말 넘는 게 관건 - Reuters News
시중 자금경색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증권사에 대한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입찰을 시행하겠다고 전격 발표했지만 수요가 없어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당국의 각종 규제비율 완화와 한은의 은행채 적격담보 인정 조치 덕에 은행을 통한 단기자금 조달이 가능해지면서 증권사들이 페널티 비용을 물어야 하는 한은 RP 매입 창구 이용을 꺼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일부에선 지난달 말과 같은 극단적 유동성 경색 국면에선 어느 정도 벗어난 것 아니냐는 긍정적 분석도 내놓고 있다.
다만 증권사가 매입을 보장하거나 신용보강을 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중 이달에만 10조원 이상 만기가 돌아오는 등 차환 압력이 꾸준히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연말을 앞두고 자금시장 전반에 현금 확보 경쟁이 가열될 가능성이 남아 있어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한은 증권사 RP 매입, 수요 없어 진행 안돼
지난달 27일 한은은 증권사와 증권금융 등 환매조건부채권(RP) 매매 대상기관에 대해 6조원 규모의 RP 매입을 내년 1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증권사가 기보유한 은행채나 한국전력채권 등을 한은에 맡기고 자금을 융통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하지만 4일 현재 한은은 증권사를 대상으로 RP 매입에 나설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RP 매입 대상 기관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지만 수요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RP 대상 증권사와 증금의 수요를 체크하고 있는데 수요가 잡히지 않고 있다"며 "RP 매입을 해달라는 이야기가 없는데 억지로 가져가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국증권금융을 통해 자금을 지원받으려는 증권사 수요도 제한적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증권금융을 통해 중소형 증권사에 공급된 자금은 9300억원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26일부터 증권금융이 증권사와의 RP 거래, 증권 담보대출 등의 방식으로 자금을 공급할 수 있게 한 바 있다.
정책 창구를 통한 자금 조달 수요가 크지 않다는 건 단기자금시장의 경색이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지난달 말 일부 증권사가 하루짜리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하며 '일촉즉발'의 디폴트 우려를 맞았던 것을 감안하면 자금시장의 급한 불은 꺼진 것 아니냐는 진단도 나온다.
기본적으로 레포 시장의 수급이 개선되면서 굳이 정책 창구를 이용하지 않고도 증권사들이 단기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달 27일 3.17%에 달했던 회사채 레포 금리는 지난 2일부터 2.90%에 형성되며 기준금리(3%)보다 10bp 낮은 수준을 이어오고 있다.
자금 수급의 가장 큰 축을 담당하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자금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금융당국의 각종 규제비율 완화, 한은의 은행채·공사채 적격담보 인정 조치 이후 은행들이 다소 만기가 긴 RP 매입도 받아주고 있어 증권사들이 만기가 짧고 금리도 높은 한은 창구를 이용할 필요성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연말 넘기는 게 관건.."현금 확보 경쟁 더 치열해질 것"
하지만 관건은 연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은 정책당국의 시장 안정책 패키지 덕에 짧은 만기 조달은 문제가 없게 됐지만, 기관들의 자금 환매가 집중되는 연말에 또 한 번 신용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여전히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사업성 악화로 분양, 착공이 지연되거나 미분양이 늘면서 건설사들이 자금난에 처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 증권사들이 매입해야 하는 미차환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등의 규모도 커질 수밖에 없다. 외화, 원화 조달시장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보니 회사채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자체 자금으로 차환해야 하는 기업들의 자금 압박도 가중될 수 있다.
문제는 전통적으로 자금 사정이 빡빡해지는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은행, 기업 할 것 없이 자금수요가 큰 연말 시즌에 신용 이벤트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다들 현금을 쌓아놓는 걸 우선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많은 자금운용역들이 연말을 넘어가는 만기로 자금을 확보하는 일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A 증권사 채권본부장은 "시장의 급한 불이 꺼진 건 한은의 은행채 적격담보 인정 조치로 은행들이 자금 운용에 여유가 생겼다는 점"이라며 "은행이 발행을 줄이고 공급을 늘리니 그 영향이 2금융권에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짧은 만기 자금 공급은 다른 데서도 가능하니까 한은 RP 매입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라며 "다만 다들 걱정하는 건 연말에 자금이 돌지 않으면서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이고 한은에 요청했던 건 연말을 넘길 수 있도록 안전판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B 은행 자금부장은 "지금 시장 참가자들이 가장 크게 신경 쓰는 건 내가 1번 타자가 돼선 안 된다는 것"이라며 "누군가 무너지면 대책이 나올 테니 1번 타자만 되지 말자는 것이고 그걸 위해서 안전판으로 현금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형 증권사 등은 자금 여력이 꽤 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이번 달부터 PF 만기 등 문제되는 것들이 적지 않게 나올 수밖에 없어 다들 자금을 미리 확보하려는 것"이라며 "은행들도 연말 넘어가는 자금 공급을 하기 싫어하고 일부에선 기업들에 지금 대출해주는 대신 연말에 다시 돌려달라는 조건을 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News Clipp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홍콩 항셍지수 5% 상승 (0) | 2022.11.04 |
---|---|
숄츠 독일 총리, 베이징 방문..양국 협력 강조할 듯 - Reuters (0) | 2022.11.04 |
파월 매파적 발언에 연준 최종금리 전망 상향 잇따라 - Reuters News (0) | 2022.11.04 |
중국인민은행 이번 주 7370억위안 유동성 흡수..9개월래 최대 - 로이터 계산 - Reuters News (0) | 2022.11.04 |
中 코로나 신규 확진자 4045명으로 더 늘어 - Reuters News (0) | 2022.1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