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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환율 1300원대 복귀해도 빅스텝(?)..금통위 보수적 접근 전망 우세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2. 10. 6.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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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환율 1300원대 복귀해도 빅스텝(?)..금통위 보수적 접근 전망 우세 - Reuters News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한 주 앞두고 달러/원 환율이 연일 급락세를 보이면서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계산식이 복잡해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가속화 전망 속에 국내 통화당국도 10월과 11월에 연속 '빅 스텝(50bp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시장 컨센서스가 흔들리면서 다양한 전망이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당장 이달 회의에서 금통위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내림으로써 환율의 재반등을 감수할 것으로 보는 시장 참가자는 많지 않다. 이번엔 '통화당국의 결연한 의지'를 강조하며 보수적으로 접근한 후 11월 미국 연준의 정책 결정과 시장 반응이 확인될 때까지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환율 따라 요동친 국내 통화정책 경로 전망

금통위가 오는 12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0bp 올리는 건 불가피하다는 전망은 지난달 22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 이후 시장의 컨센서스로 떠올랐다.

이 총재는 지난달 22일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포워드 가이던스의 가장 큰 전제조건이었던 주요국, 특히 미국 연준의 최종 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가 한 달 새 바뀌었다"며 "금통위 회의 때 이같은 전제 조건 변화가 국내 물가, 성장 흐름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향후 금리 인상 폭과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8월 금통위 회의 당시 이 총재가 "당분간 25bp씩 인상하겠다는 것이 기조이며 포워드 가이던스는 달라지지 않았다"고 밝힌 것을 뒤집은 것으로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이 총재가 사실상 10월 빅 스텝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이 총재는 9월 미국 FOMC 회의 결과를 평가한 후 빅 스텝을 시사했다.

9월 FOMC 회의를 마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말까지 125bp나 100bp 추가 인상이 가능하다고 밝혀 시장 기대보다 높은 경로를 제시했다.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dot plot)에 따르면 미국의 정책금리 수준이 올해 말 4.4%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금통위가 10월과 11월 회의 때 25bp씩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연준이 11월에 75bp, 12월에 50bp를 인상할 경우 한-미 금리차가 150bp까지 벌어지게 되면서 달러/원 환율 상승과 함께 자본유출 압력을 키울 것이라는 대내외 우려가 커질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연말 한-미 금리차가 125bp까지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은 9월 FOMC 회의 전에 이미 알려진 사실이기도 했다. 연준 위원들은 9월 회의에서 점도표상 최종 금리를 4.6%로 제시했는데, 이는 회의 직전 시장 컨센서스인 4.5%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국내 통화당국의 정책 경로 수정을 압박한 건 연준의 결정 자체보다 외환시장의 반응이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총재가 빅 스텝 발언을 한 22일 달러/원 환율은 2009년 3월31일 이후 처음 1400원을 넘어섰다. 외환 당국이 고강도 개입을 통해 사수하려 했던 1400원 선이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시장에 공포감이 커졌고 이렇다 할 수급의 반동 없이 환율 상승폭이 확대됐다.

달러/원 환율이 1400원을 넘어 1500원까지 갈 수 있다는 인식 자체가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 매입 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상황에 통화당국이 어쩔 수 없이 빅스텝을 정책 테이블 위에 올렸다는 진단이 나올 수 있는 지점이다.

달러/원 환율이 상승함에 따라 채권시장의 통화정책 경로 전망 컨센서스도 달라졌다. FOMC 회의 직후에는 10월 50bp 인상, 11월 25bp 인상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다수였지만, 달러/원 환율이 1500원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근접하니 10월과 11월 연속 빅스텝 주장이 컨센서스가 됐다.

▲환율 떨어져도 10월 빅 스텝 전망 우세.."모험 걸지 않을 것"

하지만 금통위 회의를 1주일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 달러/원 환율이 급락세를 타면서 채권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진다.

지난달 28일 장 중 1442원 선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경신했던 달러/원 환율은 이후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며 변동성을 보인 끝에 하락하다 이날은 1400원대 초반에 거래되고 있다.

중국의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이 글로벌 증시 바닥론과 맞물리며 '리스크 온' 심리를 추동하고 있는 데다 최근 원화 자산 시장이 과도하게 평가절하됐다는 주장도 늘고 있어 달러/원 환율 1300원대 진입도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채권 투자자들의 고민은 이같은 환율 하락이 금통위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와 관련이 있다.

일단 다수의 시장 참가자는 부정적이다. 연준이 11월에 정책금리를 75bp 인상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금통위가 10월에 시장 기대보다 작은 폭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경우 후폭풍을 감수하기 쉽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다만 최근의 환율 상승으로 11월 금통위 회의 결과까지 예측하기는 어렵게 된 것으로 평가된다.

A 외국계 은행 트레이딩 헤드는 "지금 분위기라면 환율은 1380원까지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며 "다만 환율이 그렇게 움직인다 해도 통화정책 게임 체인저가 되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금통위가 이번 회의 때 환율 재상승을 감수할 모험을 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다만 기준금리가 3%인 상황에서 맞는 11월 회의 때는 금통위원 간 의견이 크게 엇갈리며 격론이 벌어질 듯하다"고 말했다.

B 국내 은행 운용팀장은 "지금 전 국민이 환율 걱정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통위가 10월에 25bp를 올렸다가 다시 환율이 급등하면 누가 그 비판을 감당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미국의 11월 75bp 인상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감안해 금통위가 이번 달엔 50bp를 올리고 다음 달에 50bp를 또 하든 25bp를 올리든 동결하든 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은 금통위가 여유 부릴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빅 스텝 결정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C 증권사 채권본부장은 "주택담보대출은 보통 연 단위로 픽싱되기 때문에 많은 경제 주체가 금리 인상의 효과를 아직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금리 인상의 효과가 누적적으로 나타나면서 펀더멘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 확연해지고 있는 현시점에 금통위의 선택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경기와 물가가 상당히 중요한 변곡점에 있다고 본다"며 "이번 빅 스텝은 시간이 지났을 때 불필요했던 것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