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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전망)-극단 시나리오 프라이싱과 헤지 - Reuters News

폴라리스한 2023. 10. 6.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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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0월6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미국 고용지표와 한글날 연휴에 대한 부담 속에 소폭 약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전날 대규모로 국채선물을 매수했던 외국인의 행보가 장중 변동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고금리 장기화 전망 발언이 나온 이후 전날 채권가격 상승폭이 크게 축소됐지만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이다. 이 총재의 발언이 아니었더라도 다수의 기관들이 이미 헤지포지션을 늘릴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게 현 시점에서 또 한 번 포지션을 열어 놓고 한글날 연휴를 맞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다. 이미 수급이 깨진 채로 흔들리고 있는 미국 국채시장이라 고용지표가 상방 서프라이즈를 보일 경우 어떻게 움직일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추석 연휴를 잘 쉬고 와 10년 국채선물 하한가 사태를 맞은 하우스들 입장에선 또 한 번 같은 상황에 직면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오락가락하고 있는 미국 고용지표다.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이 발표한 9월 민간고용이 예상을 크게 하회하긴 했지만 ADP 지표의 비농업부문 고용지표 예측력은 최근 현저히 떨어진 상태다. 오히려 미국의 8월 채용공고가 시장 예상치 880만건을 크게 웃돈 것, 제조업 부문의 고용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 9월 고용을 예상하는 데 더 큰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진단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시장의 수급과 심리가 현저히 악화된 현 시점에 비농업부문 고용이 20만 명을 훌쩍 넘기는(컨센서스 17만 명) 서프라이즈를 보일 경우 롱을 들고 있는 하우스들은 외통수에 걸릴 수도 있다. 고용의 하방 서프라이즈 가능성도 있긴 하지만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매도 재료에 대한 베타가 훨씬 클 수밖에 없다 보니 일단 헤지를 하고 넘어가야 할 듯하다.

앞으로 뭔가 더 큰 게 올 수 있다는 부담감은 이자율시장에만 팽배한 건 아닌 듯하다.

요즘 선물환 관련 태핑을 하고 있는 중공업체들은 타깃 환율로 공공연하게 1400원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스왑뱅크들은 타깃 환율이 너무 높다며 손사래를 치고 있긴 하다. 하지만 달러/원 환율이 1400원을 찍는 사태가 한 번은 올 것 같다는 생각들을 시장참가자들이 하고 있는 게 현실이고 때때로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하지만 반전의 조짐도 슬금슬금 나타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91달러(2.27%) 하락한 배럴당 82.3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5% 가량 폭락한 데 이어 이틀째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국채시장이 다시 들썩이기 시작한 시발점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인위적 감산 정책과 그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었던 것을 감안해야 한다. 국제유가의 급격한 하락은 시장 심리를 다시 다잡는 안전판이 될 수 있다.

국채금리 상승세가 워낙 빠르다 보니 미국 연방준비제도 위원들도 발언을 할 때 다소 톤다운을 하고 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뉴욕 이코노믹 클럽 행사에서 "최근 국채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연준이 금리를 더 인상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며 "미국의 통화정책이 제한적인 수준에 ‘잘 들어가 있다"고 언급했다.

물론 최근의 미국 국채금리 급등은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니라 고금리 장기화 전망과 내년 인하 기대폭의 하향 조정 때문인 게 사실이다.

대내외 금리가 현재 수준에서 장기화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에 균열을 낼 경제지표가 충분히 쌓이기 전까지 급격한 분위기 반전은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