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9월5일 (로이터) 임승규 기자 - 채권시장은 시장 예상을 크게 상회한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며 약세 출발할 전망이다. 다만 물가 상승을 전날 일정 부분 선반영한 만큼 장중에는 대기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3분기도 마지막달에 다다랐는데 채권시장의 무거운 분위기가 도통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이고 한국이고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후퇴하면서 금리 하락의 동력이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당장 올해 실적이 중요한 하우스들 입장에선 롱으로 치고 나갈 유인이 크지 않은 것이다.
미국의 경우 재정적자 확대에 따른 국채발행 압박이 큰 상황이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바이든 행정부가 재정지출 확대 기조를 되돌리지 않을 것으로 보임에 따라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
중국과의 관계 악화 속에 중국의 미국 국채 롱포지션이 빠르게 감소하는 것도 문제다. 중국 당국 입장에선 단순히 미국에 본때를 보인다는 목적 외에 자국 기업들의 외화 차환 압박에 대비해야 한다는 현실적 문제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내년 포지셔닝이 이슈화될 연말에나 랠리를 기대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문제는 내년 포지셔닝도 녹록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펀더멘털로 따지면 당연히 금리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세계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내년 성장률 전망은 낮추고 있다. 올해 경기가 좋아지는 만큼 고금리는 지속되고 고금리 연장은 경제에 더 큰 하방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다만 대내외 경제의 하방 리스크만 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당장 가계부채가 풍선처럼 부풀어오르는 상황에 한국은행이 이전과 같은 적극적 통화완화에 나서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올해 제대로 디레버리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할 가능성은 더 커졌다는 점이다. 이미 40조원 가까이 특례보금자리론이 풀렸는데 정부가 예고한 한도가 다 차면 과연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하기 어렵다. 정부가 추가로 특례보금자리론을 풀지 않는 한 시장이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할 듯하다.
정부가 외국환평형기금계정의 여유자금을 세수 부족분을 메우는 데 사용하기로 한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20조원을 당겨 쓴 후 내년에 외평기금에서 20조원을 메운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원화 외평채는 무조건 한도만큼 발행돼야 한다는 계산이 되기 때문에 단기물 시장에 수급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다수의 하우스들이 대내외 고금리 지속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포지셔닝을 하고 있다. 거기에 당장 자금시장이 말리기 시작하는 10월을 넘어가는 게 현안이다 보니 헤지 포지션을 푸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이날 호주중앙은행(RBA)이 정책금리 결정에 나선다. 시장에선 RBA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경기 부진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는 호주 경제인 만큼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4%를 기록해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2.7%)를 크게 상회했다. 한은이 8월과 9월 물가상승률의 3% 상회 가능성을 미리 언급하긴 했지만 예상보다 큰 폭의 반등이다 보니 투자자들이 심리적으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다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3.3%를 기록해 전달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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